지난 주 열린 코리안 오크스배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의 '팡팡'이 이변의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일로'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상승일로'의 그랜드슬램 달성에 제동을 건 주역은 14조 윤영귀(44) 조교사였다.
오크스배가 열리기 전, 그리고 게이트가 열린 후 결승선 직전 100m를 남겨둔 상황까지도 '상승일로'의 우승은 당연해 보였다. 4월 KRA컵 마일, 5월 코리안더비에서 우승한 '상승일로'는 10월 농수산식품장관배만 우승하면 '삼관마'를 달성할 명마로 우승을 의심하는 전문가들이 별로 없었다.
서울 마필 중에서 출전을 신청한 마필은 '로즈캣'이 유일할 정도로 '상승일로'의 전력은 무서웠다.
그러나 경마는 역시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결과를 속단할 수 없었다. 4코너를 돌아나오며 '팡팡'이 추입 싸움에 가세했고 막판 가속을 붙인 '팡팡'이 결국 '상승일로'를 2착으로 밀어냈다. 교류경주 연승을 노리던 '상승일로'의 그랜드슬램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팡팡'의 도전에 무산되고 말았다.
역전 우승을 거둔 한상규 기수는 "좋은 자리에서 기다리며 후반을 노린 것이 주효했다"고 기뻐했다.
'팡팡'을 길러낸 윤영귀 조교사는 메이저 대회 우승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레인메이커'로 KRA컵 마일을 우승해 명조련사 반열에 올라섰다. 마필 관계자 인사고과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하는 등 혁신적이고 철저한 마방 관리로 정평이 나있다. 올해만 해도 '팡팡'을 비롯해 '중원제패' '파슴' '국토질주' '흑장군' 등의 준마들을 배출하면서 18승을 기록하고 있다.
윤영귀 조교사는 "마방 가족들이 열심히 해준 덕에 '팡팡'이 우승할 수 있었다. 현재 마필들이 상승세에 있어 지난 해 세운 33승의 기록도 욕심내볼만 하다. 이번 대상경주 우승을 계기로 상승세를 유지해 내년에 최고 마방의 위치까지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83년 기수로 데뷔한 윤영귀 조교사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98년 관리사로 변신한 뒤 2004년 조교사로 데뷔해 통산 118승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