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선(29·넥센 알스타스)=여자 탤런트. 넥센 알스타스의 감독이자 단장인 연예계 선배 이세창의 권유로 2004년 운전 면허를 딴 직후 레이싱단에 들어왔다.
줄곧 아마대회에 출전하다고 올해 CJ 슈퍼레이스에 데뷔했다. 2006년 레이스 도중 차가 두세바퀴 구르는 사고를 당했지만 부상을 당하지 않았고, 레이스도 포기하지 않았다. 13일 열린 슈퍼레이스 1600클래스에서는 남자들과 경쟁해 당당히 2위에 올랐다.
▶조항우(34·인디고·2008 슈퍼 6000클래스 챔피언)=캐나다에서 성장기를 보낸 교포다. 어릴 때부터 차를 좋아했다. 레이스 선수를 동경했다. 자비 3000만원 정도를 들여 모터레이싱의 본고장인 유럽으로 건너가 신인 대회에 나갔다. 기회가 돼서 창원에서 열린 F3에도 출전했다.
그 때 한국 모터레이싱과 인연을 맺어 지금껏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부업으로 영어회화 소프트웨어 회사의 한국 지사장을 하고 있다.
▶오일기(33·GM대우)=레이싱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는 자동차를 좋아했다. 친구끼리 어울려 스피드를 즐겼다. 군 입대 전에 슬랄롬 대회(커브를 도는 경기)에 창가했고 1998년 제대 후 레이싱팀에 들어가 차도 배우고, 드라이빙 스킬도 익혔다. 그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드라이버가 되려면 용인에 자리잡고 있는 레이싱 팀을 찾아가 몸으로 부딪혀보라”고 조언했다.
▶황진우(26·S-오일)=피는 못속인다. 부전자전. 1세대 드라이버 황운기 씨의 아들. 덕분에 어려서 카트부터 시작하는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일본 슈퍼 GT, 국가대항 레이스 A1GP 등 출전 경험이 있다.
■돈 얼마나 들까…1년간 5번 출전에 3000만원CJ 슈퍼레이스 1600 클래스에 출전한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차량이 있어야 한다. 배기량 1600cc 정도의 중고차를 1000만원 정도에 구입해야한다. 여기에 롤케이지, 경주용 안전 벨트 등 각종 안전 장치 등을 장착하고 서스펜션 등을 경주용으로 튜닝하는 데 2000만원이 필요하다.
경주용 자동차는 도로 위를 달릴 수 없다. 차고가 낮아 방지턱을 넘지 못해 아예 번호판을 반납한다. 경기가 열리는 태백 레이싱파크까지 캐리어를 이용해 이동한다. 왕복 비용이 80만원에 이른다.
실전 때마다 새 타이어를 껴야 한다. 경주용 슬릭 타이어의 비용은 한 세트에 80만원이다. 우천용도 구비해야 한다. 대회 참가비, 숙식비를 포함해 대회에 한 번 나갈 때마다 약 200~300만원은 필요하다. 참가하는 데 의미를 두는 게 아니라 더 빨리 달리고 싶다면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사실상 개인이 경주용 자동차를 따로 지니는 것은 비경제적이라 팀에 찾아가 차량과 대회 출전에 대한 모든 것을 위탁 관리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약 5번 정도 대회에 나간다면 1년에 2500만~3000만원은 쓸 각오를 해야한다. 만일 사고가 난다면 당연히 비용이 추가된다.
■돈 얼마나 버나…시즌 우승 김의수 연봉 1억 워낙 자동차를 타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돈을 내고 타는 드라이버도 있다. 개인 비용을 내지 않고 자동차 경주에 참가만 할 수 있도록 해줘도 감사하는 드라이버도 많다.
하지만 연봉을 받고 타는 드라이버도 적지 않다.
한국 최고의 드라이버로는 슈퍼 6000클래스에서 이미 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김의수(39·CJ)는 1억 원에 가까운 최고 연봉을 받는다. 이 밖에 조항우·황진우·오일기 등 특급 드라이버도 5000만원을 넘는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동빈 CJ 레이싱팀 차장은 “자동차 경주는 1초를 줄이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한다. 드라이버의 기술로 초를 줄일 수 있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한국의 모터레이싱의 상업적인 수준은 열악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로 꼽히는 포뮬러원(F1)에서는 키미 라이코넨(페라리)·루이스 해밀턴(맥라렌) 등 특급 스타의 연봉이 500억~600억원에 달한다.
태백=이해준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Tip=드라이버가 되는 길
▶드라이빙 실력 탁월 -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할 수 있다면, 드라이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다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스폰서를 끌어들일 수 있는 힘 -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되는 연예인이라면 좀 더 쉽게 카레이서가 될 수 있다. 현재 CJ 슈퍼레이싱에서는 류시원, 김진표, 안재모, 이세창, 이화선 등의 연예인 드라이버가 출전하고 있다. 연예인이 출전하면 광고 등이 더 쉽게 따라 붙는다.
▶막대한 재산 - 자신을 드라이버로 발탁할 팀이 없다면, 자신이 팀을 만들면 된다. 다만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는 게 문제다.
▶맨땅에 헤딩 -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자동차 레이싱의 중심을 향해 한 발씩 나아가라.
▶카트부터 차곡차곡 - 포뮬러원(F1) 드라이버가 되기 위해서는 5~7세부터 카트를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요즘엔 한국에서도 카트부터 시작해 드라이버로 성장한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 모터레이싱이 1세대를 지나 2세대, 3세대로 진입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
[스포츠앤잡①] 13년차 류시원이 말하는 ‘카레이서의 세계’▷
[스포츠앤잡②] ‘나 이렇게 카레이서 됐다’▷
[스포츠앤잡③] 카레이싱 체험..200km 질주에 풍경이 달아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