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23일 문학구장에서 SK전에서 7-4으로 패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시즌 5위가 확정됐다. 이날 홈런을 때린 3루수 박석민은 경기 전 아픈 손가락에 붕대를 감으며 "가능성이 남아있는 이상 질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힘에서 밀렸다.
문학구장 2연전을 치르기 전 선동열 삼성 감독은 "어려운 한 해였다"며 "13년 연속 기록에 대한 부담이 없을 수 없다 부상 선수가 많은 가운데 세대교체를 하며 여기까지 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1982년 프로 원년 창단멤버인 삼성은 포스트시즌 최다 출전(22회) 구단이다. 네 시즌(1983·1994~1996년)을 제외하곤 모두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았다. 포스트시즌 자체를 없애버린 시즌도 있다. 삼성이 전·후기 통합우승했던 1985년이다. 삼성은 구단의 암흑기로 꼽히는 1994~1996년을 제외하곤 언제나 강호였다. 무적 해태도, 신흥명문 현대도 몰락해갔지만 삼성은 변함없었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12년 연속 기록은 당분간 도전자가 없는 위업이다. SK와 두산의 올해 포함 3년 연속이 현재 이어지고 있는 최다 기록이다. 역대 이 부문 2위 기록은 삼성 자신이 1984~1993년(1985년 제외) 세운 10회. 다음이 해태의 9년(1986~1994년)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14년(1991~2005년)이 최다 기록이며 다음이 뉴욕 양키스의 13년(1995~2007년)이다. 2003년까지 양대리그 우승팀이 일본시리즈를 치렀던 일본에선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9년((1965~1973년)이 최다다.
'위대한 12년' 동안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5회 진출했다. 2002년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05~2006년엔 연속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받지 못했던 이전 10회 연속의 포스트시즌과는 달랐다. 올해에도 전력 열세라는 평가 속에서 시즌 종료를 세 경기 남겨놓은 시점까지 4위 다툼을 벌이는 저력을 보였다.
선동열 삼성 감독 올해는 베테랑 선수 부상 공백이 많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탈락은 아쉽다. 오승환의 부상은 팀 전력에 치명적이었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돼 가고 있다. 남은 두 경기 마무리 잘하고 내년 시즌 준비 착실히 해 성원해주신 팬들에게 보답하겠다.
김재하 삼성 단장 13년째를 채우지 못했지만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도 우리 구단만 갖고 있는 대단한 기록 아닌가. 시즌 131번째 경기까지 싸워 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올해 젊은 야수들과 신인 투수들에게서 가능성을 봤다. 내년에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다. 올해 지원이 적었던 건 그룹 사정과 국가적 경제난이 겹쳤기 때문이다. 내년엔 전력 보충을 하고 선수들이 마음껏 뛸 여건을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