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경 사장. 직원 50여명을 이끌며 한 해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최고 경영자이지만 사장이라는 '포스'는 느낄 수 없다. 자분자분한 말투와 몸가짐, 문학소녀같은 감수성 등 사장이라기 보다는 평범한 가정주부 같다.
이런 김 사장이 어떻게 900여개 체인점을 운영할 수 있을까. 어떤 비결이 있을까. 김 사장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회사이기에 최고의 재료를 사용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 그리고 '최고'. 이 두 단어가 김사장의 성공 키워드였다.
▲사람
김 사장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말이다. 사업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 특히 가난한 사람에게 향해 있다. 김 사장이 지금과 같은 사업을 하게 된 것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 때문이며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기에 가능했다.
"3년간 집에서 책읽고, 봉사하고 쉬었기에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제가 가진 돈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나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 재료 업체 사장들이 나를 믿어 주었기 때문에 이삭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2003년 말 김사장은 물류를 시작하면서 무작정 50여가지의 재료를 만드는 업체 사장들을 찾아갔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기위해 사업을 하게 됐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없어 보증금을 줄 수가 없다. 조금만 도와달라. 이윤도 최소한만 남겨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김 사장의 진솔한 이야기에 단 한명도 거절을 하지 않고 흔쾌히 도와주었다고 한다.
김 사장도 사업체가 커졌지만 배신하지 않았다. 초창기 인연을 맺은 업체들 모두 지금까지 이삭의 든든한 사업 파트너로 남아있다. "사람 사는게 별것 없는 것 같아요.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면 모든 게 해결되더라고요.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고 마음에서 우러 나오면 분명히 길이 있더라고요."
▲최고
1995년 포장마차를 시작했을 때부터 김 사장은 '재료 만큼은 최고로 좋은 것을 사용하자'고 다짐했다. 이 마음은 지금도 변치 않았다. "내 가족들에게 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딴 마음을 먹지 못한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당시만 해도 토스트는 길거리 음식이었다. 싸구려 재료로 만들겠지라고 생각할 때다. "업자들로부터 가장 좋은 재료만 공급받았죠. 인근에 다른 토스트 가게도 2개나 있었지만 우리 집만 사람이 많았던 것을 보면 맛도 맛이지만 '최고 재료'가 승부를 갈랐던 것 같아요."
지금도 똑같다. 50여개 업체에 똑같은 주문을 한다. "호텔에 제공하는 그런 좋은 재료로 구해달라"고. 물론 공급업체에서는 싸고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고생을 하지만 군소리 없이 도와준단다. "우리 제품을 믿고 먹을 수 있는 것이 좋은 재료 덕분이고 공급업체 사장의 노력 덕분"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대전=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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