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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석 연출가 “40인조 오케스트라 연극 ‘오셀로’ 올린다”
40인조 클래식 오케스트라가 동원된 연극 무대.
이것이 사실이라면 제작 환경이 열악한 연극계에선 일대 뉴스다. 이런 기획을 현실화하고 있는 주인공은 최근 연극 '침팬지'(내년 1월 3일까지, 대학로 스타시티 3관)로 대학로에서 화제를 모은 차현석(35, 공연제작사 이지컨텐츠그룹 대표) 연출가다.
이윤택이 이끄는 우리극연구소 1기 출신인 차 연출가는 재미있는 기획작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젊은 연극인이다. 직접 각색과 연출을 맡아 2001년 대학로에서 화제를 일으킨 연극 '오셀로'를 내년 5월 무대에 다시 올리면서 40인조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동원할 예정이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천사의 유혹'에 출연한 한상진·홍수현 역시 2003년 '오셀로' 무대에 함께 섰던 배우들이다.
그는 "사람들은 무대에서 좋은 음악을 듣고 싶어한다. 얼마 전 20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 테스트를 해봤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서 "여자친구가 속한 클래식 모임의 도움을 받았다.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는 아니지만 MR로 진행되는 공연과는 차원이 다른 감동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 박노식이 침팬지 역을 맡은 연극 '침팬지'도 그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침팬지'는 인간 복제 연구로 개조돼 반은 침팬지이고, 반은 인간인 원숭이를 주인공으로 한다. 이 침팬지가 자신을 실험한 박사, 박사가 만든 사이보그 미녀 카르멘과 진정한 한가족이 된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차 연출가는 "박노식이 공연 중 완전히 침팬지로 몰입하고 있다. 덕분에 신종플루 파동 속에서도 관객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의 대사를 줄여서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로 가져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 공연도 장기 레퍼토리로 가져간다. '침팬지'를 단편 소설로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시티 극장주이기도 한 차 연출가는 일본 록그룹 엑스재팬을 소재로 한 뮤지컬도 기획하고 있다. 작년 스타시티 극장에서 엑스재팬 보컬 토시가 발렌타인 콘서트를 해 큰 화제가 됐다. 차 연출가와 엑스재팬의 각별한 친분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엑스재팬의 일본 도쿄돔 콘서트를 보고 감동받았다. 작고한 멤버 히데를 홀로그램으로 살려내 살아있는 멤버들과 함께 연주하도록 꾸몄다. 독특한 상상력과 테크놀로지로 만들어진 공연을 뮤지컬로 만들면 국내 공연의 수준도 올라갈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사진=이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