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구팬들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37)의 투구를 올해 TV로 볼 수 있을까.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에 입단함에 따라 올해 TV 중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OBS 경인TV(지역 민방)와 스카이라이프(위성 방송), IPSN(IPTV)에서 추신수가 소속된 클리블랜드 경기를 중심으로 중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 중계권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박찬호가 LA 다저스에서 처음 풀타임 출전한 1997년 KBS가 국내에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시즌 중계를 시작했다. 이후 1998~2000년 iTV, 2001~2004년 MBC, 2005~2008년 Xports로 이어졌다. 중계권료도 크게 뛰어 올랐다. 스포츠마케팅사인 IB스포츠가 2008년 메이저리그인터내셔널(MLBI)에 지불한 중계권료는 1200만 달러다.
그러나 박찬호 이후 이렇다 할 한국인 스타가 등장하지 않아 방송 콘텐트로서의 매력은 점점 낮아졌다. IB스포츠는 2008년말 MLBI와 7년(2009~2015년) 독점중계권 계약을 했다. 계약 기간은 이듬해 2월 Ƈ+6년'으로 변경됐다. 중계권 재판매가 여의치 않을 경우 2010년부터 중계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MLBI가 국내 방송사와 직접 계약을 하게 되고 IB스포츠는 에이전시 역할만 한다.
올해 메이저리그 중계에 관심을 보여온 방송사는 OBS와 케이블채널 MBC ESPN이다. 자체 프로그램 제작이 어려운 위성 방송이나 IPTV 중계는 이 방송사들의 계약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IB스포츠는 주 초 OBS에 제안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종선 OBS 방송본부장은 23일 "아직 공식 보고는 받지 못했다"며 "관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 협상에 들어가지 않은 단계"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시범경기가 곧 열리는 만큼 3월 초까지는 가부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석형하 MBC ESPN 총괄국장은 "비용 문제로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4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중계권료에 위성수신비도 15억원 가량이다. 기타 제작 비용도 들어간다. 한 방송 관계자는 "두 채널에서 공동으로 메이저리그 경기를 중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접 협상에 나서는 MLBI에서 어느 정도 금액을 요구할지도 변수다.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매력적이지만 방송사 입장에선 박찬호의 시즌 중 방출 가능성까지 계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