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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어들과 사투 벌이는 모습 그린 ‘지구촌 괴어 대탐험’
'과연 강에 사람 키보다 더 큰 물고기가 살까'라는 의심이 들면 이 책을 보기 바란다.
일본의 낚시광 다케이시 노리다카가 전세계 괴어들을 소개한 책 '지구촌 괴어 탐험'(예조원 간)이다. 아프리카 나일강의 거대한 나일퍼치, 남미 아마존의 식인어 삐라냐와 원시 고대어 피라루쿠, 몽고 대초원의 타이멘, 동남아 탁류 밑바닥에 사는 몸무게 200kg의 대형 가오리 등은 과거 현지인들로부터 물고기 신으로 숭배받을 만한 엄청난 몸을 가지고 있다.
다케이시는 소설 '백경'에서 괴물 고래 모비딕을 잡기 위해 지옥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선장 에이허브처럼 세계 곳곳의 괴어들과 처절한 사투를 벌였다. 허풍이 아니란 걸 입증하기 위해 1500여일에 걸쳐 26개국 오지에서 사람만큼 큰 괴어들을 들어올린 모습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다케이시가 아마존에서 들어올린 파라루쿠는 1억년 세월 동안 변치 않은 고대어로 3~5m에 이르는 몸길이를 가지고 있다. 수면에 얼굴을 내밀고 공기 호흡을 하는 숨소리는 마치 정글을 울리는 악마의 휘파람 소리와도 비슷하다.
다케이시의 옆구리 늑골을 부러트린 괴어도 있다. 그는 밤새도록 아프리카 나세르 호수에서 아프리칸 캣피시(메기의 일종)와 싸우다가 옆구리 늑골을 골절 당했다. 얼마나 아플까마는, 이 못말리는 낚시광은 며칠 동안 극도의 고통 속에서 길이 2m, 체중 200kg에 달하는 나일퍼치 사냥에 나선다. 낚싯대를 이빨에 물고 물 속에 뛰어들어 나일퍼치를 들어올린 채 사진을 찍은 그를 '집념'이나 '오기'란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일본 특유의 마니아적 포스가 가득 넘치는 이 책은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위험 지역에선 돈을 분산시켜라' '현지인과 절대 싸우지 마라' '예약없이 그냥 떠나 보라' 등 오지 여행 수칙 10가지를 제시한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