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린이날 공연장을 찾으려는 부모와 아이들의 마음이 혼란스러울 듯하다. 공연장이 '토마스와 친구들2' 등 애니메이션으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캐릭터를 앞세운 공연과 '아기돼지 꼼꼼이' 등 다양한 장르로 개성을 추구하는 공연들로 양분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영화 '다크나이트'의 투페이스 하비처럼 동전을 던져 결정할 순 없는 법. 다양하게 차려진 공연 메뉴를 꼼꼼하게 살펴보자.
▶캐릭터 업그레이드!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기만 해도 만족한다. 뮤지컬 '토마스와 친구들2'(16일까지 서울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가 대표적이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실제 모습의 기관차가 무대에 올라 재미와 볼거리가 풍부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미국에서 초연돼 50개 도시를 투어한 최신 버전이다. 브로드웨이의 프로덕션에서 무대 세트와 기차를 공수해왔다. 한국 공연 후엔 영국으로 무대를 옮긴다. '토마스와 친구들2'는 기차들이 사는 소도어 섬에 서커스단이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광대·차력사·곡예사 등이 쉴 새 없이 웃기며 서커스적 재미까지 담아내 인기 만점이다.
뮤지컬 '방귀대장 뿡뿡이'(29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는 올해 탄생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버전으로 나섰다. 기존의 스토리와 넘버들을 버렸다. 동화 '거인의 정원'을 스토리로 삼아 '떴다 떴다 비행기' '산중호걸' 등을 각색한 동요 20여 곡으로 꾸몄다. 공연 시작과 끝 부분에 따라부르는 시간을 마련했다.
뮤지컬 '뽀로로와 비밀의 방'(8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은 '뽀로로와 별나라 요정' '뽀로로와 요술램프'에 이은 세 번째 버전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인기 높은 뽀로로의 친구들 외에도 뽀뽀와 삐삐 등 새로운 친구들이 등장해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골라서 보고 싶은 대로
캐릭터에 휘둘리지 않고 개성 넘치는 공연을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국악 뮤지컬 '아기돼지 꼼꼼이'(5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는 전통 연희를 기반으로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각색했다. 지난해 여름 방학 시즌 첫 선을 보여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났다.
삼형제를 명품 좋아하는 아기 돼지, 잠이 많은 아기 돼지, 부지런한 아기 돼지로 바꾸어 놓았다. 민요와 장단·탈춤·꼭두각시놀음·사자춤과 국악기의 다양한 리듬이 흥겨워 볼만하다.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다. 캐릭터 뮤지컬들에 비해 관람료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어린이날 오후 6시 삼청각에서 열리는 특별 공연 '진짜 맛있는 콘서트 자미'는 공연과 식사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다. 어린이 노래패 '예쁜 아이들'과 삼청각 퓨전 앙상블 '청아랑'이 동요·창작 판소리와 함께 드라마 '대장금' '일지매' '추노' 등에 삽입된 음악들을 연주한다.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춘 특별 메뉴를 마련한다. 전석 5만원으로 만 12세까지의 초등학생에게 30% 할인 혜택을 준다.
탤런트 신애라가 진행하는 '어린이 음악회'(5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는 가족이 클래식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신애라의 재치있는 해설로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등 명곡들을 듣는다. 가격 1~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