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이 나오는 때가 있어요. 지금이 그 때인 것 같습니다."
롯데 이대호(28)는 4일 잠실 LG전 1회초에 시즌 24호 홈런을 날린 뒤 이렇게 말했다. 지난 주는 바로 '그 때'였다. 7월 첫째주(6월28일~7월4일) 열린 6경기에서 이대호는 홈런 4개를 때려냈다. 4홈런·8타점은 8개 구단 타자 가운데 가장 많다. 타율도 20타수 10안타로 5할.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주)이 시상하는 '조아제약 주간 MVP' 7월 첫 주 수상자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3·4일 LG전에서 터뜨린 홈런 두 개는 모두 1회초에 나왔다. 의미가 작지 않은 홈런이었다. 롯데의 승리 방정식은 '초반 대량득점+선발 투수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다. 불펜과 수비가 약한 롯데는 초반 점수차를 크게 벌리지 않으면 쉽게 이기기 어렵다. 올시즌 최다인 8연승 기간 중 세이브가 1번 밖에 없었다는 점은 그 방증이다. 이런 승리는 쉽지 않지만 올해 구단 사상 최강 파괴력을 자랑하는 타선이기에 가능하다.
그 중심에 이대호가 있다. 이대호는 5일 현재 타율(0.372) 홈런(24개) 최다안타(109개) 장타율(0.645) 부문 단독 1위다. 타점(77점)과 출루율(0.446)은 2위. 개인 시즌 최다 홈런(29개) 경신은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 2006년 이후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에까지 도전할 기세다. 다소 이르지만 프로야구 사상 타격 3관왕을 두 번 차지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공교롭게도 한화 에이스 류현진도 생애 두 번째 투수 3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2006년 '투수 3관왕'과 '타격 3관왕' 사이 MVP 대결의 승자는 류현진이었다. 시즌 뒤 야구팬들은 '투수 3관왕이 나은가, 타자 3관왕이 나은가'라는 즐거운 토론을 4년 만에 다시 하게 될지 모른다.
어떻게 뽑았나. 3홈런과 8타점으로 이대호에 가장 근접했던 타자는 동료 홍성흔이었다. 그러나 타율(0.304)에서 이대호에 뒤졌다. KIA 이용규도 주간 타율 1위(0.526)를 기록하며 분전했다. 하지만 1번 타자 이용규의 득점이 하나 뿐이었다는 사실은 KIA의 연패 이유를 설명한다. 투수 쪽에선 삼성 장원삼이 2승 평균자책점 0.69로 가장 빼어난 피칭을 했다.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
▷
[프로야구 매니저] 뒤바뀐 홈-원정 승률... 집 나온 남자들▷
'진짜 포수'로 성장 중인 양의지▷
‘엘롯기 동맹’ 4강 싸움, SK에게 물어봐▷
이대형, 馹경기 연속 출장', 강우 콜드패로 STOP▷
'풍운아' 최향남, 이번에는 일본 야구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