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예능인들의 케이블 TV 진출이 늘어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3일 케이블 채널 tvN은 새 예능프로그램 '네버랜드'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동엽·남희석·김성주·지상렬·김종민이 진행을 맡았다"고 알렸다.이들은 각자 예능계에서 두각을 보였던 'A급' MC들. 한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케이블에서 '틈새시장 공략작전'으로 성공을 거뒀거나 또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케이블의 '단맛'을 본 MC는 김성주다. 프리랜서 선언 후 침체기를 겪다가 tvN과 손을 잡고 '화성인 바이러스' '슈퍼스타K' 등을 통해 인기를 얻어 MBC '일요일일요일밤에'로 재진입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신동엽도 마찬가지. 올 상반기 SBS '신동엽의 300', KBS 2TV '달콤한 밤'의 조기종영으로 '약발이 다했다'는 굴욕적인 평가까지 들었지만 이경규와 공동MC로 나선 tvN '러브스위치'를 궤도에 올려놓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남희석은 처음으로 케이블 정규프로그램 MC를 맡았다. 그동안 공중파에서 KBS 2TV '미녀들의 수다'등을 진행했지만 '1인자'로 불렸던 과거에 비해 활동이 부진했던 게 사실. 오랜만에 '웃음 제일주의'를 선언한 정통 예능프로그램을 맡아 포복절도하는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유독 프로그램 운이 없었던 지상렬과 제대 후 '예능감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종민도 케이블에서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공중파에서 메인급으로 활동하던 예능인들의 케이블 진출에 대해 관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장기집권'으로 공중파를 휘어잡고 있는 강호동과 유재석 때문에 상대적 열세를 보였던 실력파 '에이스'들에게 기회가 생겨 다행이라는 것. Mnet '슈퍼스타K' 시즌2가 전국시청률 18%대를 웃도는 대기록을 세우는 등 '잘 만들면 공중파도 이길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으며 '케이블은 수준이 낮다'는 인식도 사라진 상황이다. 정형돈이 tvN '롤러코스터'에서 인기를 얻고 이경규가 '화성인 바이러스' 등을 진행하며 재도약에 성공하자 MC들도 공중파만 고집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분석.
Mnet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은 공중파보다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 좋은 프로그램이 나올 가능성도 그만큼 많다는 것"이라며 "케이블 프로그램의 수준이 질적으로 높아지고 시청자 인식이 변함에 따라 공중파의 '꼬리'보다 케이블의 '머리'가 되고싶어하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