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에 따른 여파로 연예계가 얼어붙고 있다.
가수들은 앨범 발표를 연기하고, 극장가에는 관객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지상파도 특보체제로 전환하면서 예능 및 드라마 결방이 잇따라 연예계가 올스톱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연평도 기습 포격 이후, 지상파 3사는 일제히 특보체제로 전환했다.
이날 KBS 2TV의 '승승장구'와 SBS '강심장'이 결방되고 뉴스 속보가 전해졌다. KBS 1TV '웃어라 동해야'와 KBS 2TV '매리는 외박중' 등 드라마도 쉬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소식도 대체로 축소 편성됐다. 천안함 사건 발생 당시 결방됐던 주말 음악 프로그램들도 줄줄이 결방이 예상되고 있다.
MBC는 야심차게 준비한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중국 현장 공개 행사를 취소했다. MBC 측은 "사회적인 분위기를 고려해 현장 공개는 취소한다. 그러나 현지 오디션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수들은 연달아 앨범 발매를 연기하고 있다.
걸그룹 씨스타는 25일 발매 예정이던 3번째 싱글의 발매를 연기했다. 씨스타 멤버들은 트위터를 통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서정우 병장님, 문광욱 이병님의 명복을 빕니다'고 글을 남겼다.
브라운아이드소울과 솔로 데뷔를 준비 중인 SS501의 박정민도 음반 활동을 잠시 미뤘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은 23일 자정을 기해 3집 정규앨범을 공개하려고 했으나 일단 순연했다. 박정민은 27일 음반 발매 기념 쇼케이스 겸 팬미팅을 잠정 연기했다.
'부당거래'와 '초능력자'의 선전으로 모처럼만에 활기를 되찾던 극장가도 멈칫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3일 상영 중인 영화들의 관객수가 전날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22일 '초능력자'의 관객수는 7만여명이었으나 23일에는 3만여명으로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영화 '악인은 너무 많다'는 이날 인천공항 부근에서 촬영을 하려다가 중단됐다. 촬영팀의 조명이 북한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철수해야 했다. 25일 개봉하는 '이층의 악당'이나 '페티쉬' 등의 흥행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침 방한 중이던 미국 할리우드 여배우 케이트 보스워스와 일본의 마츠시마 나나코는 이같은 사태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두 사람 모두 24일 오전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으나 전사한 장병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등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부터 이틀간 JYJ의 콘서트를 준비 중인 한 관계자는 "국가적인 비상사태로 모든 스태프들이 긴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콘서트 예매가 진행된 상황에서 혹시 공연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