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개봉한 '페스티발'(이해영 감독)은 평범한 사람들의 섹스 판타지를 그리고 있다. 신하균·엄지원·심혜진·성동일 등이 출연해 조금은 낯뜨거운 상황과 대사로 코믹 유머를 선사한다. 맑은 표정이 빛나는 신인 백진희(20)는 자신이 입던 팬티를 섹스숍에 팔아 생활비를 보태는 여고생 역으로, 류승범과 짝을 이뤘다. "게이, 임포, SM" 등 자극적인 대사를 능청스럽게 연기했지만, 사실 이런 말들은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세계였다.
-출연하게된 계기는."이해영 감독님이 전작인 영화 '반두비'를 보고 연락을 주셨어요. '반두비'에서도 여고생이었는데 역시 좀 수위가 높은 역할이었죠. 체구는 작지만 감독님이 원하는 캐릭터를 발견하신 것 같아요."
-섹스 판타지 연기하기가 민망했을 것 같다."영화 속에서 쓴 야한 말들을 이전에는 잘 몰랐어요. 때문에 집에서 대사 연습하기도 어려웠죠."(웃음)
-류승범과 키스신도 자극적이었다.(엔딩에서 백진희는 류승범과 키스를 하다가 "혀 넣을까"라는 대담한 대사를 거침없이 내뱉었다. 하지만 결코 가볍거나 끈적끈적한 느낌은 아니었다. 아마도 그의 순수하고 앳된 외모 때문인 것 같았다)
"그때가 거의 첫 촬영이었어요. 안 그래도 어색한데 그런 장면을 해야 해서 좀 그랬지만 큰 NG는 없었던 것 같아요. 대신 여러 각도에서 찍는 테이크는 여러번 했어요. 류승범 선배가 애드리브를 하셔서 배꼽 잡았죠."
-학창시절 어떤 여고생이었나."원래는 낯을 좀 많이 가렸어요. 외톨이는 아니지만 몇몇 친구들하고만 주로 어울렸던 것 같아요. 체육과목을 좀 싫어했고, 고1 때 세탁세제 CF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수줍은 성격에도 이런 연기를 하는 용기는 어디서 나올까."연기를 시작한 이후 전 현장에 가는 게 정말 즐거워요. 마치 하늘에서 제게 주신 상 같아요."
-앞으로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나."공교롭게도 계속 여고생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도 또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같은 여고생이라도 캐릭터가 다를 테니까요. 그리고 경험을 쌓으면서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고요. 무엇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