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33·롯데)이 최다득표로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홍성흔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0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결과 총 373표 중 344표를 얻어(득표율 92.2%) 13표에 그친 박석민(삼성)를 큰 표 차로 제쳤음은 물론 전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했다.
홍성흔은 올시즌 타율 3할5푼, 26홈런, 116타점을 올려 타격·타점·장타율·최다안타 2위, 출루율·득점 3위, 홈런 4위에 올라 사실상 수상이 예상됐다. 관심사는 타격 7관왕에 오른 3루수 부문의 이대호와 최다득표 타이틀 경쟁이었는데 홍성흔이 불과 1표 차로 영광을 차지했다. 올 시즌 공격 7부문에서 1위를 다투다 홍성흔이 8월 중순 손목 골절상을 당한 사이 모든 모든 타이틀을 가져간 이대호에게 피날레 무대에서 멋지게 설욕했다.
이대호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343표(득표율 92%)를 얻었으나 최정(SK)에게 29표를 뺏겨 분루를 삼켰다. 홍성흔은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옮긴 최근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포수이던 2001년, 2004년을 포함해 통산 5번째 수상을 했다. 홍성흔은 "큰 상을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하다. 갈곳 없이 헤맬 때 저를 구해주신 롯데 프런트와 로이스터 전 감독, 타격코치님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힌 뒤 "저를 여기까지 올려준 와이프에게 몸을 낮추겠다.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여보, 나 버리지 마"라며 특유의 입담으로 아내 김정임 씨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포수 부문의 조인성(35·LG)은 단 2표 차로 13년 만에 첫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167표(득표율 44.8%)를 얻어 165표의 박경완(SK)을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2표는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차이다. 조인성은 그동안 거의 매년 후보에 오르고도 박경완과 진갑용 등에 밀려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는데 올해 타율 3할2푼3리, 28홈런, 107타점을 올리며 포수 사상 처음으로 100타점을 돌파한 끝에 힘겹게 수상에 성공했다.
올시즌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을 세운 괴물 류현진(23·한화)은 326표를 얻어 생애 두 번째 황금장갑을 거머 쥐었다. 박빙이라는 예상과 달리 다승 1위인 김광현(SK)을 300표차 가까이 따돌렸다.
2루수 부문에서는 조성환(롯데)이 182표를 얻어 165표의 정근우(SK)를 제치고 2년 만에 황금장갑을 탈환했고 1루수 최준석(두산)과 유격수 강정호(넥센)는 각각 박정권, 손시헌과 접전 끝에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외야수에서는 두산 김현수(319표)·SK 김강민(177표)·두산 이종욱(155표)이 나란히 수상했다.
김동환 기자 [hwan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