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은 P급 지도자의 해였다.
K-리그부터 초·중·고 리그까지 한국 축구계 전반에서 P급 지도자들이 맹활약했다. 한국에서 P급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는 지도자는 총 41명이다. 2006년 한국에 처음 들어온 P급 지도자 연수 과정은 2차례 '졸업생'을 배출했다.
P급 지도자 중 박태하 국가대표 수석 코치가 가장 눈에 띈다. 그는 허정무 감독과 함께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뤄냈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도 박 코치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해 수석코치로 임명했다. 최덕주 감독은 U-17여자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대회 정상을 밟았고, 이광종 감독은 U-19 남자 대표팀을 이끌고 2011 콜롬비아 U-20월드컵 진출권을 따냈다. 두 사람 모두 2007년 P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안익수 부산 감독은 2001년 아시아축구연맹(AFC)로 직접 건너가 한국지도자 중 처음으로 P급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안 감독은 올해 FC서울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그는 외국인 넬로 빙가다 감독과 한국 선수단의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내 FC서울 우승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2위팀 제주는 'P급 지도자 사단'이다. 박경훈 감독과 이도형 수석코치, 김영민 코치 모두 P급 지도자 자격증이 있다. 이들은 지도자 연수를 함께 받은 인연으로 제주에 뭉쳐 꼴찌의 반란을 이끌었다. 이밖에도 성남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김도훈 코치와 경남의 신임감독 최진한 감독도 P급 지도자다.
대학무대와 실업축구에서도 P급 지도자의 활약은 빛났다. 1983년 4강신화의 주역 신연호 감독은 2009년 단국대에 부임해 7개월 만에 팀을 U-리그 정상으로 올려놨다. 서동원 고려대 감독대행은 전임 지도자의 불미스러운 일로 흔들리던 팀을 이끌고 2010년 전국대학축구에서 정상을 밟았다. 하재훈 감독은 실업축구 천안시청을 2010년 전국체전 일반부 우승으로 이끌었다.
서동원 감독은 "P급 지도자 연수 과정에서는 감독의 현실을 배운다. 기술 지도와 심리적인 것등 전반적인 것을 배우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교육운영팀 한영훈 과장은 "P급 지도자 연수 과정은 지도자로 하여금 항상 생각하게 만든다. 그만큼 팀을 운영하면서 돌발상황이 닥쳐도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성공비결을 분석했다.
파주=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