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허리병으로 다리 마비까지, 지금은 완쾌-그런데 한동안 몸이 안 좋았다던데…"올 1월부터 무척 아팠던 적이 있어요. 허리가 아파서 운동을 못했어요. 아주 악화됐을 때는 걸어다니지도 못할 정도였어요. 다리에 마비가 와서 화장실도 기어서 간 기억이 나요."
-그 정도면 심각한데요."그래서 한의원에 진료를 받았더니 신체연령이 80세라고 하더라고요. 너무 지쳐있었던 거죠. '선덕여왕'에서 '김복남'까지 피로가 몰려 있었던 같아요."
-어떻게 극복했나요."수술 대신 어머니들처럼 수영장 물속에서 걷는 운동으로 다스렸어요. 반신욕도 자주 하고요. 산책도 다녔어요. 지금은 완전히 다 나았고요."
-원인은 뭐였나요."교통사고를 당한 것도 아니고 그냥 평소 나쁜 습관과 자세 때문인 것 같아요. 그 뒤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앉는 의자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도 많아졌고요."(웃음)
-그럼 술 마시면 안되는 것 아닌가 몰라요."뭐 많이 마시진 못하겠지만 이 정도는 괜찮아요. 이렇게 한번 겪고 난 후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내성적이던 성격이 외향적이 됐고, 사람 만나는 게 더 즐거워졌어요. 말도 많아졌고요."
▶남자친구와는 2년 전 헤어져, 건망증 챙겨주는 남자가 이상형-이런 즐거움을 나눌 남자친구는 없나요."20대 초반부터 오랫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와는 2년 전에 헤어졌어요. 지금은 그냥 친구처럼 지내요. 대신 소개팅을 2차례 정도 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여배우도 소개팅을 하는군요. 그럼 이상형은."키 크고 귀여운 얼굴형을 가진 사람이 좋아요. 그러나 무엇보다 자기 일 열심히하고 성실한 사람이 최고죠. 전 게으른 사람은 정말 싫어해요. 참 그리고 제 건망증을 챙겨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죠."
-건망증이 심한가봐요."말도 못해요. 휴대폰을 특히 잘 잃어버려요. 사람들이 목걸이로 하고 다니래요. 한번은 메고 다니던 백팩을 잠시 벗었다가 지하철에 두고 내린 적도 있어요."
-여배우에게 30세는 무슨 의미일까요."제가 친한 친구들이 조여정과 최정원씨에요. 조여정씨는 제가 상 받을 때 저보다 더 울며 진심으로 축하해줬어요. 이제 겨우 여유가 생겼어요. 조급증이 좀 덜해졌어요. 이젠 편안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끝으로 향후 계획은."당장은 민규동 감독님의 차기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찍게 돼요. 역할은 크지 않지만 의미가 있어요. 배종옥·나문희 선생님과 함께니까요. 그리고 정준호·신현준씨 등과 작업 중이던 영화 '조지와 봉식이'는 제작이 지연되면서 좀 미뤄둬야 할 것 같아요."
3시간여의 취중토크를 통해 겉으로만 알고 있던 서영희의 속내에 좀더 다가갈 수 있었다. 왜 '계단' 소감을 말했는지 느낌이 전달됐다. 그는 이제 다른 동료배우보다 앞서 있었다. 이제는 그 계단 위에 어떤 성을 지을지 고민해봐야할 때인 듯했다.
>>4편에 계속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