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29·2m5㎝)이 빠진 동부는 곳곳에 금이 생겼다. 전자랜드가 동부에 설욕했다.
전자랜드는 26일 인천에서 열린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동부를 65-61로 꺾었다.
동부의 대들보 김주성은 25일 모비스와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벤치를 지켰다. 강동희 감독은 “서장훈 쪽에 구멍이 생길 텐데 김봉수나 윤호영이 잘 막아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어제 경기를 치른 전자랜드의 체력이 빨리 닳길 바란다”는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김주성의 공백을 메울 만한 선수도, 전술도 마땅치 않았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그걸 모를 리 없었다. 그는 허버트 힐(2m4㎝)과 서장훈(2m7㎝)에게 적극적인 골 밑 공격을 지시했다. 1쿼터 초반부터 서장훈의 슛이 잇달아 림을 갈랐다. 서장훈은 1쿼터에만 9점을 올리고 5리바운드를 걷어내며 골 밑을 전자랜드의 땅으로 만들었다. 힐은 동부의 로드 벤슨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속을 긁어놨다. 공격에서는 서장훈과 찰떡 궁합을 선보이며 18점·9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장기인 블록슛도 3개를 보탰다.
김주성이 빠지자 동부는 높이에서 힘을 잃었다. 윤호영은 골 밑을 파고들지 못하고 외곽을 맴돌았다. 그는 이날 올린 11점 중 3점 슛으로만 9점을 채웠다. 50-51까지 쫓아간 4쿼터 7분께엔 레이업슛을 시도하다 힐에게 파리채 블록을 당하기도 했다. 22점을 올린 벤슨은 힐과 서장훈의 겹수비에 막혀 야투 성공률이 50%까지 떨어졌다.
팽팽하던 경기는 종료 3분을 남기고 전자랜드 쪽으로 기울었다. 해결사 문태종이 막판 결정타를 날렸다. 문태종은 이현호의 슛을 어시스트해 61-58을 만들더니 수비에서 벤슨의 공을 빼앗아 레이업슛을 넣어 63-58을 만들었다. 9점·5리바운드에 그쳤지만 4쿼터 결정적인 순간 승리를 이끄는 어시스트와 가로채기를 선보이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승리로 동부를 밀어내고 단독 선두가 됐다. 반면 2위로 내려앉은 동부는 비상이 걸렸다. 다음주 삼성·KCC·KT 등 상위권팀과 대결을 앞두고 있는데, 김주성이 발목 부상으로 향후 2~3경기에 결장할 예정이다.
창원에서는 홈팀 LG가 SK를 81-71로 꺾고 2연패를 끊었다. LG는 주포 문태영이 33점·11리바운드·6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고, 외국인 선수 크리스 알렉산더가 득점 없이 리바운드만 17개를 잡아내며 골 밑을 든든히 지켰다. 안양에서는 KT가 인삼공사를 90-76으로 눌렀다.
인천=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