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삼성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81학번 동기이자 친구인 이순철 해설위원 말대로 '감독은 파리목숨'인 셈이다. 선 감독을 비롯, 지난시즌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도 재계약에 실패했다. 둘 모두 나름 성과와 색깔을 정착시킨 감독이었지만 칼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2010시즌은 예고편이다. 2011년 더욱 매서운 칼바람이 기다리고 있다.
strong>계약 마지막해-김성근 SK 감독, 김경문 두산 감독, 김시진 넥센 감독
지난 시즌 말 8개 구단 감독들의 거취에 대한 많은 소문이 흘렀다. 그 중심에는 롯데가 있었다. 롯데가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감독들이 연쇄이동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결국 양승호 감독이 롯데 사령탑에 앉으며 일단락됐으나 감독들의 심기는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김성근 SK 감독· 김경문 두산 감독· 김시진 넥센 감독이 호사가들 입에 오르내렸다. 특히 김성근 감독과 김경문 감독은 각각 SK와 두산을 강팀으로 만들어내며 재계약에 성공한 사령탑이지만 '구단과의 관계' '우승 시나리오' 등을 운운하며 낙마가 점쳐지기도 했다. 재임 중 3차례 우승 경력도, 올림픽 금메달 감독 효과도 누리기 힘들다는 게 지배적이었다. 김시진 감독 역시 스스로 중심을 잡고 있지만 넥센 구단 사정상 시즌 뒤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하다. 벌써부터 다른 팀에서 김시진 감독을 원한다는 소문도 있다. 안팎에서 흔들고 있는 셈이다.
성적 따라 춤춘다-박종훈 LG 감독, 양승호 롯데 감독, 류중일 삼성 감독박종훈 LG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해인 지난시즌 다사다난했다. 선수단 안팎으로 힘든 일이 많았고, 성적도 좋지 않았다. 감독 혼자 열정을 살랐지만 주변이 시끄러웠다. 고스란히 감독의 과오로 지적되기 일쑤였다. 더이상 박감독에게 '첫해 프리미엄'은 없다. 시즌 초·중반까지 4강 가능성이 멀어지면 자리를 지키기 힘들 가능성도 있다. LG는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장 기간인 8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팀이다.
양승호 롯데 감독과 류중일 삼성 감독은 첫해지만 부담감이 크다. 이들은 전임 감독들이 어떻게 잘려나갔는 지 똑똑히 알고 있다. 롯데와 삼성은 지난해 성과를 낸 전력을 고스란히 보유하면서 나란히 '우승'을 과제로 부여했다. 전임 감독들이 임기 중 일정 성과를 낸 상황. 전임 감독들을 향한 팬층도 두텁다. 양감독과 류감독 모두 전임 감독의 그늘을 벗어나야 할 뿐 아니라 팀성적도 붙잡아야 한다. 자칫 구단과 팬심을 잡기 위해 시즌 초부터 전력질주해야 할 지도 모른다. 감독 첫해 적응도 하기 전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떠밀려 다닐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하루 빨리 자기 색깔을 선보이지 못하면 예상 밖의 결과를 맞을 수 있다.
허진우 기자 [zzzmas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