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조기교육, 효과만점이네.'
어릴 때 승마를 배우면 키가 크고 체력이 좋아지며 정서발달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KRA한국마사회와 국제스포츠과학원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2010년 3월부터 12주간 실시한‘청소년 승마운동효과측정 및 적정 프로그램 설계’연구를 통해 청소년기 승마강습이 균형 잡힌 신체발달과 인성교육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승마강습에 참여한 초·중학생 80명을 대상으로 승마강습 전과 후에 3차원 체형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승마운동을 한 학생들은 어깨부위의 좌우 차이가 0.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을 타면 신체균형이 저절로 잡히는 것이다. 이같은 경향은 말을 자주 탈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무거운 책가방과 장시간 학습으로 척추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승마가 청소년들의 체형 교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승마가 참가학생들의 키를 키울 것이란 조짐도 발견됐다. 12주간 승마교실에 참가한 초등학생의 경우 성장판 측정결과 최종예측신장이 1.6㎝ 증가했으며 중학생은 0.5㎝가 늘었다. 석달 남짖한 운동으로 이정도 효과를 발휘한다면 4~5년간 꾸준히 승마를 즐길 경우 상당한 성장발육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참가학생들의 선천적 성장요인(부모의 키 등)에 상관없이 고른 효과를 보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 뿐 아니라 승마를 꾸준히 한 청소년들은 체지방,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순발력, 민첩성, 평형성이 골고루 향상됐고 칼로리 소모량도 상당히 많아 비만관리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속보로 승마를 45분간 할 경우 281㎉를 소모됐는데 이는 배드민턴이나 농구와 같은 격렬한 운동과 맞먹는 칼로리소모량이다. 구보로 승마를 하면 314㎉를 소모해 테니스나 축구와 비슷한 운동효과를 보였다. 무엇보다 승마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에 효과적이었다. 승마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교 적응력, 심리적 웰빙 지수, 신체적 자기개념 등 심리 · 정서적인 모든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특히 게임중독에 빠진 청소년이 승마를 통해 치료한 사례가 속속 밝혀지고 있으며, 장애아동들을 위한 재활승마는 이미 전국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승마를 정규과정으로 도입한 학교도 속속 늘고 있다. 청심국제중학교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전교생이 1년 정규과정으로 승마를 배우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한국마사회와 교육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51개 초등학교 13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승마교실'을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방에서도 승마를 적극 배우는 초·중학교가 늘고 있다. 전남 임자도의 임자초등학교는 유소년 승마팀을 운영하며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진주 명석중학교는 교내 체육대회에 승마를 포함시켰으며 지역 승마장에서 승용마를 지원받아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승마를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있다.
연구에 참여한 이재원 용인대 교수 "청소년기에 승마를 시작하면 강한 체력, 곧은 체형, 바른 정신을 갖게 된다"며 학교 체육 현장에 다양한 승마 프로그램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원근기자 [one77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