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산 옛 기무사 수송대 부지에서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연 서계동 열린문화공간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소극장 판이다. 서계동 열린문화공간은 재단법인 국립극단이 상주해 전용공간으로 활용하며 연극계 원로인 백성희, 장민호 선생의 이름을 딴 백성희장민호극장과 소극장 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극장 판은 80평의 정사각형 공간에 가운데를 1.2m 깊이로 파고 바닥을 황토로 깐 특이한 공연장이다. 만약 정비동 건물이었을 당시 가운데에 하중을 지탱하기 위한 기둥이 하나만 있었더라도 공간장으로 개조되지 못할 운명이었다.
80평의 건물 가운데 중간 기둥이 아예 없는 건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 건물은 차량이 정비를 받아야 하는 공간이었던 만큼 가운데 기둥을 갖지 않는 구조로 지어졌다. 가운데 기둥이 있으면 관객의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공연장이 될 수 없다.
경기도나 강원도 일대의 폐교들이 공연장으로 부활하지 못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죄다 가운데 기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공간들은 벽을 사용하는 미술관으로 사용될 수 있다.
'행운의 주인공'인 소극장 판은 3월 무렵 첫 작품을 맞이할 예정이다. 극립극단 측은 "소극장 판에선 대관 공연이 없다. 좋은 작품을 '모셔서' 공연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이 곳 최고 공연 가격은 2만원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립극단의 재단법인 첫 출범작인 연극 '오이디푸스(1월 20일부터 명동예술극장)'도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