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혐의로 구속된 김성민과 전창걸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끈다. 두 사람 모두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대마초를 권하거나 달라고 했던 사람은 누구냐'는 사실에 대해서는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
김성민은 지난 17일 오전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형사합의 29부 재판장 배준현 부장판사)에서 진행된 2차 공판에서 "대마초를 권유한 것은 전창걸"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전창걸에게서 직접 넘겨받은 건 아니고 친하게 지내던 후배 손모씨가 전해줬다"고 덧붙였다.
전창걸의 입장은 다르다. 1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전창걸의 1차 공판에서 검찰측은 "김성민이 후배 손모씨를 통해 전창걸에게 '대마초가 있으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이에 2010년 5월 1g을 건넸고 그해 9월 1g을 더 줬다"고 전창걸의 진술내용을 전했다. 전창걸도 진술내용에 대해 "인정한다"고 대답했다.
전창걸은 필로폰 투약 및 밀수·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된 김성민의 수사과정에서 '대마초 공급자'였던 것으로 확인돼 구속기소됐다. 전창걸이 김성민에게 대마초를 건넨 시기와 김성민이 대마초를 흡연했던 시기는 일치한다. 후배를 통해 대마초를 전달받았다는 진술 역시 같다. 문제는 '누가 먼저냐'는 부분.
현재로선 이 물음에 있어 김성민이 불리한 상황이다. 김성민의 필로폰 투약 혐의를 검찰에 밝힌 제보자 이씨가 '김성민의 권유로 필로폰에 손댔다'고 밝힌 데다 전창걸까지 '김성민이 먼저 대마초를 달라고 했다'고 말해 이중으로 압박을 받는 신세가 됐다. 변호인과 본인 스스로의 입을 통해 '내가 원인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사실여부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한편, 김성민과 전창걸은 '원인 제공자'에 대한 건을 제외한 모든 혐의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수사에 이어 재판에서도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전창걸의 진술을 통해 남자 연기자 P씨와 K씨의 대마초 흡연 혐의가 드러나 검찰의 내사가 진행중이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