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보기가 겁납니다."
롯데 프런트 관계자의 푸념이다. 이번 오프시즌 롯데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 됐다. 움직임도 많고, 그에 따른 반응도 강렬하다.
롯데발 스토브리그 이슈의 시작은 지난해 10월 14일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재계약 포기 선언이었다. 플레이오프가 끝난 다음날 전격적으로 나온 발표였다. 해임 사유는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패배. 로이스터 감독이 만년 하위 팀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는 점에서 파격적이었다. 구단은 '2년 내 우승'을 공언하며 새 감독을 물색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종료 이틀 뒤인 10월 21일 양승호 고려대 감독이 후임으로 결정됐다.
12월 20일에는 투수 이정훈을 넥센으로 보내고 고원준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명목상 선수들만 팀을 옮겼지만 거액의 트레이드 머니가 오갔다는 게 야구계의 관측이다. 이정훈이 2010년 유일하게 연봉조정신청을 한 선수였다는 점에서 '보복' 논란도 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간담회가 "트레이드는 구단 전력 평준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한 뒤 6일 만에 이뤄진 트레이드였다.
제 9구단 창단이 논의된 올해 1월 11일 이사회에서는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냈다. 제 9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도시가 부산 인근의 창원이기 때문에 '구단 이기주의'라는 비난도 나왔다. 그리고 20일 이후에는 이대호의 연봉조정 결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구단도 할 말이 많다. 감독 선임은 구단의 고유 결정 권한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공 만큼 과도 있다. 개성이 강한 팀을 이끌기 위해서는 인망있는 젊은 감독이 명망가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선수 트레이드는 전력 보강을 위해 필요하다. 야구계 전망대로 현금 트레이드라 하더라도 전례가 없지 않다. 그리고 KBO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9·10 구단 창단은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연봉조정신청에는 이대호의 의사가 강했으며, 조정을 한 주체는 KBO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팬들의 반응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연고지 팬들마저 롯데를 옹호하기 보다는 비난하는 쪽에 서고 있다. 이번 겨울 내내 롯데를 향해 팬들은 박수보다 비판의 메스를 가했다. 구단 행정에 박수를 보내는 팬은 어느 리그든 흔치 않다. 우승을 하기 위해 팀 조직을 개편하고, 조직의 이익을 위해 연봉 조정이나 창단 반대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팬과 등을 지고 있는 점은 구단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는게 많은 야구인들의 견해다.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