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선호한다. K-리그 경남FC 시절에는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고 이 때문에 경남FC는 '조광래 유치원'이라 불리기도 했다.
아시안컵에서도 조 감독의 '영건 드라이브'는 계속됐다. 손흥민(19·함부르크)과 지동원(20·전남)은 조 감독 아래서 A매치에 데뷔했고 평생 기억에 남을 A매치 데뷔골도 기록했다. 기성용(22·셀틱)·이청용(23·볼턴)·구자철(22·제주) 등은 이제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됐다. '조광래 유치원' 출신 윤빛가람(21·경남)은 이란과 8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란전이 끝난 뒤 조 감독의 '영건 드라이브'는 아시안컵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AFP등 외신들은 "한국의 세대교체가 놀랍다"고 평가했고 일본 취재진은 "조영철·김영권 등 올림픽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까지 포함해 젊은 재능이 넘치는 한국이 부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에 나선 지동원·구자철 등 어린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약관의 나이에 A대표팀 최전방을 맥임진 지동원은 폭넓은 움직임과 안정적인 볼 컨트롤로 박주영(26·AS모나코)의 대체요원이 아닌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구자철은 조별예선 3경기에서 4골을 터뜨려 '미들라이커'로 재탄생했다. 인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차세대 주역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조 감독의 '영건 드라이브'는 '난적' 일본을 만나 좌절을 맛봤다. 특히 승부차기에서 어린 선수들의 한계가 드러났다. 조 감독은 구자철·이용래(25·수원)·홍정호(21·제주)·손흥민·기성용을 승부차기 순서로 짰다. 하지만 '조광래팀 영건'들은 아시안컵 준결승, 그리고 상대가 일본이라는 중압감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구자철·이용래·홍정호가 차례로 실축하며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조 감독의 '영건 드라이브'가 미완성으로 끝난 순간이었다.
하지만 미완성일 뿐 실패는 아니다. 원석이 보석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 듯 조광래팀 영건들에게도 경험을 쌓을 기회가 더 필요하다. 일본 미드필더 엔도 야스히토(31·감바오사카)도 "기성용 등 한국의 어린 공격수들은 매우 강하고 테크닉도 좋다"며 "미래가 밝고 조금 더 노력한다면 유럽의 빅클럽에서 뛸 수 있을 것이다"라며 '조광래팀 영건'들의 장미빛 미래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