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메이저리그로 오라!"
일본 라쿠텐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는 김병현(32)에게 축하와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는 "1년 후 메이저리그에서 보자"는 말도 있다.
김병현의 라쿠텐 입단을 도운 박노준 SBS 해설위원은 "바비 발렌타인과 최근 통화를 했는데 김병현의 라쿠텐 입단 소식을 듣고 크게 격려를 해줬다. 그리고 자신이 메이저리그 감독이 되면 김병현을 꼭 데려가고 싶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물론 현재로서는 아득한 얘기다. 3년 동안 야구를 쉬다시피한 김병현으로서는 당장 야구 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부터가 숙제다. 메이저리그는 한때 특급 마무리로 활약했던 김병현을 잊었지만 발렌타인은 자신있게 김병현과의 재회를 이야기했다.
발렌타인은 김병현의 무한한 잠재력을 처음부터 알아본 메이저리그 감독이었다. 1998년 성균관대 시절 김병현이 대표팀에 뽑혀 미국 플로리다에서 훈련을 할 때 발렌타인은 뉴욕 메츠를 지휘하고 있었다. 그는 김병현의 피칭에 매료돼 메츠에 스카우트를 요청했다.
이듬해 김병현은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 225만달러의 파격적인 대우였다. 메츠도 김병현 영입전에 뛰어들었지만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발렌타인 감독은 "당연히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며 오히려 김병현을 응원했다.
이후에도 둘의 인연은 끊어지지 않았다. 김병현이 2008년 스프링캠프를 끝으로 메이저리그를 떠나자 일본의 지바 롯데 감독이었던 발렌타인은 다시 김병현에 관심을 보였다. 한국에 들러 박노준 위원을 통해 김병현 부친을 만나기도 했다.
발렌타인은 2009 시즌을 끝으로 지바 롯데 지휘봉을 내려놓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플로리다·시애틀 등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감독 영입 제의를 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틀어졌다.
박노준 위원은 "발렌타인은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경력과 이론을 갖고 있다. 내년엔 메이저리그 감독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병현으로서는 일본 무대 적응이 우선이겠지만 향후 빅리그 복귀를 생각하면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셈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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