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이 트레이드마크인 개량한복을 벗어던지고 양복을 입었다.
송창식은 지난 1일 방송된 MBC 설특집 '놀러와-세시봉 콘서트'의 엔딩무대에서 윤형주·송창식·김세환과 함께 턱시도를 입고 열창했다. 방송 내내 개량한복 차림으로 등장했다가 마지막 무대에서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인 것. MC 유재석이 "송창식씨의 양복 차림은 처음 본 것 같다"라고 하자 송창식은 "27년만에 양복을 입었다. 턱시도는 결혼 때 입고 안 입어봤으니 34년만"이라며 "일부러 양복을 안 입는 건 아니고 불편해서 꺼릴 뿐이다. 입을 일이 있으면 당연히 입는다"고 말했다.
이날 '세시봉 콘서트'는 지난해 추석특집 '세시봉 친구들'의 후속으로 마련됐다. 60·70년대 통기타 음악을 대표하던 음악감상실 세시봉의 원년멤버 윤형주·송창식·김세환·조영남의 출연으로 큰 화제가 된 후 '이들의 공연을 보고싶다'는 요청이 빗발치자 새롭게 콘서트 형식으로 후속 프로그램이 기획된 것. 이번 특집방송은 1월 31일과 2월 1일 양일간에 걸쳐 방송됐으며 심야시간대임에도 16%대(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하얀 손수건' '웨딩케이크' '옛 친구' 등 시대를 풍미했던 히트곡과 팝송들이 이어졌으며 당시의 사연들을 재치있는 입담으로 풀어내 안방극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40여년을 함께 했던 '세시봉 친구들'은 즉흥적인 연주까지 완벽한 합주로 완성시켜 감탄사를 자아냈다. 변치않은 목소리와 연주실력이 중년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네 명의 출연자들 외에도 이장희·양희은 등 동시대에 활동했던 대표적인 통기타 가수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추억향유'에 동참했다. 장기하와 윤도현은 송창식과 함께 '담배가게 아가씨'를 새로운 버전으로 열창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방송은 노래와 토크의 절묘한 결합으로 '성공적인 쇼'라는 호평을 들었다. 감동과 재미를 모두 만족시키며 중년 시청자 뿐 아니라 젊은 세대의 마음까지 움직였다는 평가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