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3년 연속 아시아 정벌에 도전한다.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가 1일 시작된다. K-리그에서는 서울·제주·전북·수원이 출격한다. K-리그는 2009년 포항, 2010년 성남이 대회 챔피언에 오르며 아시아 최강 프로축구리그라는 명예를 얻었다.
조별예선 1차전을 앞둔 서울·제주·전북·수원은 이미 결전의 준비를 마쳤다. 26일 서울과 수원이 각각 알 아인(UAE)과 시드니FC(호주)와 경기를 위해 원정을 떠났다. 제주와 전북은 각각 톈진 테다와 산동 루넝을 홈으로 불러들여 1차전을 치른다.
▶FC서울, '이번에는 아시아 챔피언'
지난해 K-리그 우승을 차지한 서울은 올 시즌 아시아 챔피언을 노린다. 정조국(오세르)·김진규(다롄)·김치우·최효진·이종민(이상 상주 상무) 등이 떠났지만 팀 전력은 오히려 강해졌다는 평가다. 데얀·몰리나·제파로프·아디로 짜여진 용병 라인에 이승렬·최태욱·하대성·김용대 등 국가대표급 토종 파워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F조에 속한 서울은 알 아인(UAE)·항저우 그린타운(중국)·나고야 그램퍼스(일본)와 조별예선을 치른다. J-리그 챔피언 나고야 그램퍼스와 FC서울의 16강 진출이 예상된다. 서울은 3일 오전 0시5분(한국시간) 알 아인과 1차전을 벌인다. 알 아인은 몰리나가 2004년 한 때 몸담았던 팀이며 2003년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다.
▶제주, '아시아에 제주발 돌풍 일으킨다'
박경훈식 조직 축구를 앞세워 지난해 K-리그 준우승이라는 돌풍을 일으킨 제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나서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제주발 돌풍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팀의 핵심 미드필더 구자철이 독일로 떠났지만 신영록·강수일·최원권 등을 영입해 짜임새에서는 오히려 나아졌다는 평가다. 짧고 빠른 패싱을 강조하는 박경훈식 조직 축구는 동계 훈련을 거치며 한 단계 더 탄탄해졌다. E조에 속한 제주는 감바 오사카(일본)·멜버른 빅토리(호주)·텐진 테다(중국)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제주는 1일 오후 3시 텐진과 1차전을 벌인다. 텐진은 지난해 중국 수퍼리그 2위팀으로 지난해 수원에서 뛰었던 베테랑 수비수 리웨이펑이 뛰고 있다.
▶전북, 'Again 2006'
전북은 AFC 챔피언스리그와 인연이 깊다. 2006년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K-리그와 아시아의 강자로 올라섰다. 전북은 지난 시즌 이동국·에닝요·루이스 등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대회 우승에 도전했지만 알 샤밥(사우디)에 막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노린 탓에 주전들의 체력에 문제가 있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실패를 되돌아보며 올 시즌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다. 전북은 아레마 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세레소 오사카(일본)·산동 루넝(중국)과 함께 G조에 포함됐다. 최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AFC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풍부하고 그 어느 때보다 동계 훈련을 충실히 소화한 만큼 조별예선 통과는 무난할 전망이다.
▶수원, '명문의 부활을 보라'
대대적으로 선수단 개편을 한 수원은 올 시즌 '명가의 부활'을 기치로 내걸었다. A대표팀 수문장 정성룡을 필두로 황재원·오장은·이용래·염기훈·최성국·오범석·곽희주 등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고루 퍼져있다. 대표 선수들이 아시안컵과 터키와 평가전 출전으로 팀 합류가 늦은 탓에 아직 조직력이 완벽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탄탄한 개인 기량과 풍부한 국제 경험을 보유해 시간이 지날수록 '레알 수원'의 위력이 나올 전망이다. 윤 감독은 "선수층이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보강된 데다 조직력 강화를 위한 훈련 성과도 뛰어나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H조의 수원은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상하이 선화(중국)·시드니 FC(호주)와 16강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이변이 없다면 가시마 앤틀러스와 수원이 16강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수원은 2일 오후 6시 시드니와 원정으로 1차전을 치른다.
Tip…챔피언스리그 출전은 쉬운 게 아니다. 아시아는 대륙이 넓어 부담이 더 크다. 수원과 서울은 각각 2일과 3일 챔피언스리그를 위해 아랍에미리트와 호주 원정 경기를 치른 후 6일 K-리그 개막전에서 맞대결한다. 두 팀 모두 장거리 원정을 공평하게 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만일 한 팀은 홈에서 경기를 치렀다면 전력에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서울 황보관 감독은 6일 수원과 개막전에 대해 "홈 경기인만큼 팬들이 가장 재미있을 3-2 스코어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윤성효 수원 감독은 "서울의 홈 경기인 것을 감안해 1골만 넣겠다. 1-0으로 이기겠다"고 받아쳤다.
김종력 기자 [raul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