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을 시험하는 초봄의 꽃샘 추위도 시즌 개막과 함께 K-리그가 뿜어낸 뜨거운 열기를 당해내진 못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시즌이 첫 라운드부터 구름 관중과 화끈한 골 퍼레이드를 앞세워 인기 재점화를 예고했다. 5일과 6일 양일에 걸쳐 열린 8경기에 총 19만3959명의 팬들이 몰려 들어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K-리그 역대 개막라운드를 통틀어 최다관중이다. 종전 기록은 2008시즌에 기록한 17만2142명으로, 2만1817명이 증가했다. 2002한일월드컵 이후 열기와 관심도에서 공히 완만한 내리막길을 걸어온 K-리그가 터닝포인트로 삼을 만한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K-리그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한 서울-수원전은 역시나 돋보였다. 6일 오후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양 팀의 맞대결을 지켜보기 위해 5만1606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역대 개막전 한 경기 최다관중기록. 서울이 2004년 4월3일 부산과의 경기서 세운 종전기록(4만7928명)을 스스로 뛰어넘었다. 서울-수원전 기록은 역대 K리그 한 경기 관중기록을 통틀어 따져도 4위에 해당한다. 양 팀 선수들이 슈팅을 시도할 때마다,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할 때마다 5만 관중의 함성과 환호가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방송사도 적극적인 투자로 '볼거리 창출'에 한 몫 했다. 서울-수원전을 생중계한 KBS는 그라운드 주변에 총 17대의 카메라를 배치해 다채로운 화면을 송출했다. K-리그 경기에 스무 대 가까운 카메라를 투입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 규모 면에서 A매치 경기 중계와 비슷한 수준이다. 관련해 박성균 프로축구연맹 홍보마케팅팀 과장은 "5일 K-리그 중계를 맡은 SBS-ESPN이 시청률 0.7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리그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결과"라며 "이에 고무된 KBS측에서도 서울-수원전을 앞두고 카메라 대수를 과감히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생팀의 행보 또한 돋보였다. 올 시즌 시민구단 창단과 함께 K-리그 16번째 멤버로 거듭난 광주가 5일 열린 대구와의 홈 개막전에서 3만6241명의 축구팬들을 불러모았다. 광주월드컵경기장 건립 이후 K-리그 최다 관중 기록이다. '야구도시 광주에 축구혼을 심겠다'며 시와 구단이 힘을 모아 진행한 마케팅 전략이 팬心을 흔들며 대박으로 이어졌다. 연고지를 광주에서 상주로 연고지를 옮긴 상무 또한 'K-리그의 봄'에 힘을 보탰다. 5일 상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홈 개막전 입장 관중은 1만6400명. 1만4000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이 통로까지 가득 찼다. 경기장 밖에서는 한우시식회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곁들여져 지역 문화축제에 가까운 분위기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