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주식시장에서도 주가조작을 통해 한 몫 잡으려는 ‘작전’은 비일비재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진은 드라마 ‘마이더스’의 한 장면. SBS 제공
시세조작 세력 100억 이하 중·소형주 타깃 5명 내외 한 팀…개미 투자자에겐 기회없어
최근 리비아 사태로 하루에 100조원이 날아갈 정도로 주가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려 시세차익을 노리는 작전 세력을 다루고 있는 SBS의 월화드라마 '마이더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극 중에서 천재 변호사 김도현(장혁)이 3000원짜리 벤처기업의 주식을 4만원까지 끌어올려 시세차익을 노리는 이른바 ‘작전’을 펼치고 있어 주식 대박을 꿈꾸는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같은 작전이 가능할까?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서는 드라마상의 작전이 현실에서도 존재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불공정거래 혐의자 203명을 검찰에 고발한 것도 이를 반증한다. 불공정거래를 심리하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거래소에서 540여건의 심리해 250여건을 금융위원회로 올렸을 정도로 시세조종은 빈번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는 곧 드라마의 내용이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 작전은 어떻게 이뤄질까? 한 증권사 지점장은 "5명 내외가 한 팀이 돼 차명계좌 100~200개를 각 지점별로 분산 운영하면서 주식을 번갈아 사고 팔며 시세조작을 한 후 일정 수준이 되면 한꺼번에 파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점장은 "작전이 성공해도 드라마에서처럼 1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는 힘들다. 사고팔기를 반복, 평균 매입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작전이 성공하더라도 수익률은 3~5배 수준"라고 덧붙였다.
작전의 대상이 되는 종목도 따로 있다고 한다. 발행주식수와 유통물량이 많아 매집이 힘든 대형주는 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 자본금 100억원 이하의 중·소형주 중 시장 유통물량이 50~60%인 종목이 주 대상이며 작전을 위해서는 시가총액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자금이 필요하다. 작전팀은 내부자 정보 확보가 가능한 기업체 대주주와 직원들로 구성되거나 큰손(흔히 사채업자)과 직원들로 팀이 이뤄지기도 한다.
작전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 외에도 기업공개를 위해 적정주가를 만들거나 대주주 지분을 늘리기 위해 이뤄지기도 하고 기업 합병에 반대하는 기존 주주에게서 주식을 넘겨 받기 위해 시도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터넷 방송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한 신종 작전도 벌어진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또 '마이더스' 극 중 주식투자 경험이 없는 김태성(이덕화)은 작전 세력에 편승해 대박을 노리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작전을 실행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대박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작전주로 시세차익을 남기려는 것은 쪽박의 지름길이라는 것. 시세조종은 전자기록을 통해 증거를 남기기 때문에 적발되기 쉽고 개미들은 섣불리 급등 종목을 추격 매수 했다가 상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작전주는 일중 변동률(저가와 고가의 격차)이 30%에 달하기도 해서 적절한 시점에 이익을 보고 손을 털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전모 증권가 지점장은 "작전 성공 가능성은 꽤 되지만 자주 배신자가 나와 실패로 돌아간다"며 "주변에서 작전주란 말을 들으면 가능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