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48) 감독이 또 한 번 유럽 제패의 시동을 걸었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스페인 마드리드서 열린 2010~201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에 3-0 완승을 거뒀다.
전반 33분에 미드필더 마르셀루가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고, 후반 들어 카림 벤제마와 앙헬 디마리아가 골을 보탰다. 1차전 결과(1-1무)를 묶어 리옹과의 맞대결에서 1승1무를 기록한 레알은 지난 2003~2004시즌 이후 7년만에 8강에 올랐다. 특히나 상대팀 리옹이 챔피언스리그 무대서 3차례나 레알의 8강행을 가로막은 '천적'이라는 점에서 승리의 의미는 더욱 컸다.
세계 올스타급 라인업에도 불구, 모래알 조직력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던 레알이 달라진 건 전형적인 '무리뉴 효과'다. 무리뉴 감독은 포르투(포르투갈), 첼시(잉글랜드), 인터밀란(이탈리아) 등 가는 곳마다 우승트로피를 캐내며 '우승 청부사'로 인정받은 지도자다. 레알이 지난 시즌 인터밀란의 유럽 정상을 이끈 무리뉴를 연봉 148억원의 파격적 조건에 모셔온 이유다. 최근 여러 시즌간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다'는 비난에 시달리던 레알은 지도자를 바꾼 뒤 실리를 우선하는 전술로 탈바꿈했다. 시즌 초반에는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이내 극복했다. '이기는 법'을 아는 사령탑에 대해 선수들도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독설 화법을 앞세워 상대 감독과 적극적으로 기싸움을 펼치는 '싸움닭 기질' 또한 팀을 하나로 모으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달라진 레알의 챔피언스리그 정상 도전 과정에 눈길이 모아지는 이유다.
한편 잉글랜드의 강호 첼시도 코펜하겐(덴마크)과의 홈 맞대결에서 0-0으로 비겨 종합전적 1승1무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은 레알과 첼시를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핫스퍼(이상 잉글랜드), 인터밀란(이탈리아), 샬케04(독일), 바르셀로나(스페인), 샤흐타르(우크라이나) 등이 나서게 됐다. 8강 대진 추첨은 오는 19일 새벽 스위스 니옹에서 열린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