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PD에 이어 가수 김건모가 하차함에 따라 '나는 가수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선배 김건모가 논란 속에 하차를 결정하자 후배 가수들 역시 "출연할 명분이 없다"며 심하게 동요하고 있다. 김건모를 기점으로 다른 가수들의 연쇄 하차가 불 보듯 뻔한 상황.
한 가수의 매니저는 "23일 MBC 예능국에 '김영희 PD 교체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때 이미 가수들도 프로그램에서 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의사를 전달했다"면서 "선장 김 PD도 빠지고 고참도 없는 상황에서 누굴 믿고 후배들이 계속 출연을 할 수 있겠냐"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또다른 가수의 매니저 역시 "김건모씨의 하차 소식을 접하고 소속 가수와 얘기를 나눴다. 김건모씨가 후배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다독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하차를 하든, 계속 출연을 하든 어차피 고통스런 상황이 돼 버렸다. 가수를 살리자는 명분의 프로그램이었는데 결국 가수를 죽이는 프로그램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지난 21일 녹화에서 첫 탈락한 가수만 발뻗고 편안히 잘 수 있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씁쓸해 했다.
만약 현재 위기를 수습해 가수들의 하차를 막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가수다'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힘든 상황. 김건모 재도전 논란을 겪으며 가요계에서는 "그런 프로그램에 무서워서 누가 출연을 하겠냐"는 냉랭한 분위기가 급속도로 퍼졌다. 자칫 잘못했다간 어떤 곤욕을 치를 지 모르는 상황에서 김건모 급의 인기 가수가 섭외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한 가요 관계자는 "가수들이 아무리 지상파 프라임 타임대 출연에 목이 말랐다고 하더라도 지금 상황이라면 누가 출연하겠냐"면서 "인지도가 아주 낮은 가수들이야 섭외가 되겠지만 그럴 경우 시청률이 폭락할 것이다. 그러면 어차피 폐지수순을 밟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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