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나는 가수다')가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경쟁 프로그램을 압박했다.
27일 방송된 '나는 가수다'는 13.7%(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시청률을 보였다. 지난주보다 1.9% 상승한 수치. '나는 가수다'의 상승세에 동시간대 1위인 KBS 2TV '해피선데이'는 19.8%로 7개월여만에 10%대로 떨어졌다. SBS '일요일이 좋다'의 '런닝맨'은 11.2%, '영웅호걸'도 5.1%로 '나는 가수다'에 미치지 못했다.
'나는 가수다'는 김건모의 재도전 장면으로 물의를 빚은 20일 방송 이후 연일 화제가 됐다. 김영희PD가 연출자 자리에서 물러나고 김건모까지 자진하차하는 등 끊임없는 논란을 빚어 방송가 최고 이슈로 떠올랐다. '나는 가수다'는 '놀러와'의 신정수PD가 새 연출자로 들어오면서 재정비를 이유로 잠정적 중단을 선언한 상태. 기존 체제를 정리하기 위해 김영희PD가 연출한 2주분량 방송분을 2시간 45분에 걸쳐 한번에 내보낸 것도 시청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방송 3회만에 PD가 교체되고 4회만에 잠정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아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분석이다.
이날 방송에서 7인의 가수들은 '기대이상'의 공연을 펼쳐 호평받았다. 김범수가 1위에 올랐으며 정엽은 7위로 탈락했다. 하지만 재도전 기회를 잡지 않고 '쿨하게' 떠나는 모습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현재 '나는 가수다'의 제작진은 기존 출연가수들에게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해둔 상태다. 가수들의 소속사 측에서도 '더 이상의 단체행동이나 논의는 없다. 개인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논란이 큰 부담이 된 상태라 가수들이 출연의사를 밝힐지는 의문이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한 가수의 관계자는 "MBC가 이 프로그램의 기존 포맷을 유지하고 싶다며 기존 출연진들에게 '같이가자'고 했다. 하지만, 우리로서도 결정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만약 기존 출연자들이 일부라도 나오게 되면 모르겠지만 모두 빠지게 된다면 새로운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슈몰이에는 성공했으니 이젠 가수들의 부담을 좀 줄여주면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멋진 무대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