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등장했을 때 단연코 화제가 된 것은 멤버 수였다. 많아야 5~6명 수준이던 멤버 수가 무려 13명이나 됐기 때문이다. 공연장을 이동하는 것만 해도 '장난이 아닌'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그로부터 6년, 그들은 양적 우세를 바탕으로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비록 기범·한경·강인이 그룹에서 빠지면서 멤버 수는 줄어들었으나 '쏘리 쏘리' '미인아' 등 히트곡을 내며 정상의 아이돌 그룹으로 우뚝 섰고, 개별 및 유닛활동으로 인한 인지도는 더욱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리더인 이특과 맏형 김희철, 라이브 실력파 예성과 '만담꾼' 신동은 방송과 라디오를 주름잡으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공교롭게도 네 사람은 지상파 방송 3사의 프라임타임대를 경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수다'에 관한한 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네 사람을 지난 일요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퓨전 레스토랑에서 함께 만났다. 자신들도 그렇게 한 자리에 모인 건 오랜만이라고 했다. 취향에 따라 딸기 칵테일 소주와 보통 소주를 섞어서 건배하며 편안한 대화를 나눴다. 아이돌 정상이자 강호동·유재석을 이어갈 차세대 MC들답게 수많은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김희철-두주불사형, 신동-맥주파, 이특·예성-잘 못 마셔요-일단 주량들이 어떻게 되나요."(이특, 이하 특)저는 소주 반 병 정도? 잘 못 마셔요. 많이 마시면 꼭 먹은 거 확인해야 하고요."
"(김희철, 이하 철)저는 그냥 많이 마시죠.(웃음) 어제도 새벽까지 먹었는걸요. 비스트 용준형하고 친한데 저녁을 같이 먹었어요."
"(예성, 이하 성)저도 많이는 못 마셔요. 약 소주 반 병이면 좋아요."
"(신동, 이하 신)저는 소주로 한 병 반 정도예요. 하지만 소주보다는 맥주를 더 좋아해요. 맥주에 치킨이 최고죠. 어머니를 닮아서 맥주를 좋아하나봐요."(웃음)
"(철)신동 부모님이 일산에서 맥주집을 운영하고 계세요." "(신)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서 말하면 홍보한다고 뭐라고 하시지 않을까요."(웃음)
▶라디오 DJ, 매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6시간 동안 '슈주 타임'-네 사람이 모두 라디오 DJ잖아요. 서로를 평가한다면."(특)희철이는 아주 자유분방한 스타일이에요. 저래도 되나 싶을 만큼 거침이 없죠. 그러나 그게 또 장점 같아요."
"(철)특이는 벌써 경력 5년의 베테랑이죠. 진행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해요."
"(특)예성이는 저하고 함께 하는데 적응이 빨라요."
"(성)제가 라디오 진행은 이제 한 달이지만 예전에 혼자서 DMB방송을 했던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처음엔 부담백배였죠."
"(철)신동은 라디오도 행사톤으로 진행해요. 라디오 체질 같아요."
-그러고보니 매일 오후 8시부터 6시간 동안은 '슈주 타임'이네요."(특)그렇네요. 그런데 10시부터 12시 타임이 가장 황금시간대 같아 보여요."(웃음)
-실수한 적은 없나요."(신)진행하다가 깜빡 졸아서 '방송사고'날 뻔 했죠. 언젠가 너무 피곤해서 잠깐 졸다가 잠꼬대를 한 적이 있어요. 청취자들에게 '피자를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해야 하는데 그 때 하필이면 꿈에 본 활이 생각나서 '활을 드리겠습니다'라고 한 거죠. 다행히 들키지 않고 넘어갔어요."(웃음)
"(철)가수와 노래 제목을 바꾸는 실수는 자주 해요. 선예의 '메이비'라고 해야 하는데 메이비의 '선예'라고 하는 식이죠."(웃음)
"(특)예전에 은혁이와 진행할 때 영어 발음 때문에 배꼽 잡은 적이 있어요. 마일리 사이러스의 '파티 인 더 USA'의 USA를 '유자'라고 읽은 거죠. 급해서 그랬는데 정말 진땀 뺐어요."(웃음)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철)얼마 전에 쥬얼리가 게스트로 방문했는데 새 멤버인 (김)예원이가 너무 귀엽더라고요. 그래서 그날은 완전히 '사심 방송'을 했어요."(웃음)
▶차세대 MC? 이특=유재석, 김희철=김구라, 신동=강호동, 예성=슈주의 기둥-강호동·유재석 이후 차세대 MC라는 평가는 어때요."(특)과분하죠. 아직은 어림없어요. 하지만 오는 여름이면 제대하는 붐 형하고 이런 얘기를 한 적은 있어요. 이제 앞으로 10년간 열심히 잘 해서 우리도 선배들처럼 그렇게 돼보자고요."
-누가 유재석과 닮았다고 생각하나요."(철)특이요. 그래서 강호동 선배하고 호흡이 잘 맞는 듯해요."
-그럼 강호동 스타일은 누구."(특)신동이죠."
-그러는 희철은."(신)희철형은 김구라와 신동엽을 섞어놓은 듯한 캐릭터 같아요. 독설을 해도 이젠 밉지 않으니까요."(웃음)
-예성만 남았네요."(성)저도 잘 해보고 싶어요. 그러나 아직 제 역할은 노래 같아요."
이 때 이특·김희철·신동은 일제히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성은 아이돌 그룹 가수 중에서도 손꼽히는 라이브 실력을 인정받는다고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비밀을 공개했다. 슈주의 주요곡 중 상당 부분이 예성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
사진=이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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