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은지원이 젝스키스 해체 11년 만에 다시 그룹을 결성했다. 혼성 3인조 클로버(은지원·타이푼 33, 길미 28). 랩과 보컬에 능한 여성 멤버 길미와 은지원의 오랜 힙합계 동료 타이푼 등 은지원의 기획사 지와이엠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팀평균 연령이 무려 31세가 넘는다. 요즘 데뷔하는 아이돌에 비하면 노령그룹이지만 우리 목표는 신인상"이라며 클로버의 음악 만큼이나 유쾌한 웃음을 날린다.
-팀이 싫어서 솔로를 한 것 아니었나. 어쩌다 또 그룹을 하게 됐나. "힙합 음악을 하다보니 혼자 무대에 설 때마다 음악적 한계를 많이 느꼈다. 래퍼라서 보컬 피처링 도움을 많이 받는데 팀이 아니면 함께 무대에 서서 활동하는 것이 참 힘들다. 노래도, 랩도 잘하는 길미와 음악적으로 찰떡궁합인 타이푼이 있으니 팀내에서 모든 걸 자급자족할 수 있더라. 어떤 장르를 해도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참 좋다. 프로젝트팀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앞으로 솔로 음반을 안 낼 생각도 있다."(은지원)
-기획사 사장(은지원)과 함께 활동하니 어떤가. "사장님 덕분에 비싼 밥도 잘먹고 연예인 차량인 밴도 타고 다녀서 좋다. 홀로 활동할 땐 일반 SUV 차량을 타고 다녔다. "(길미)
"은지원씨를 안 지 7년이 넘었다. 예전엔 개인주의자였는데 사장이 되고 회사도 차리니 한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커지더라. 직원과 팀원에게 신경을 써주니 참 좋다. "(타이푼)
-팀명이 왜 클로버인가."길미와 타이푼이 키가 160㎝대로 고만고만하다. 함께 다니면 나만 혼자 쑥 나와 있는데 그 모습이 세잎 클로버 모양 같았다. 하하. 의미를 두자면 클래식 오버 더 베이직(Classic Over The Basic)의 줄임말이다. 80~90년대 흑인음악을 클래식으로 보고 그 위에다 라틴이나 펑크 등을 결합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담았다. 타이틀곡 '라 비다 로카(La Vida Loca)'는 힙합에 라틴음악을 접목했다."(은지원)
-홍일점 길미는 남자들과 다니니 불편하지는 않나. "워낙 털털한 성격이라 별로 신경쓰이는 것은 없다. 그런데 아직 얼굴이 알려지지 않아 굴욕을 당할 때가 있다. 며칠 전에 방송 출연 때문에 SBS에 갔는데 경비아저씨가 출입을 막으셨다. 지원이 오빠가 들어가고 내가 따라들어가니 팬인줄 알았나보다. 누구냐고 해서 '가수인데요, 클로버, 길미예요'라고 했는데 못 알아들으시더라. 얼른 얼굴 좀 알려야겠다."(길미)
-은지원은 KBS 2TV '1박2일'에 출연 중인데. 상대 프로그램인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는 본 적 있나. "(김)건모형이 꼴지 한 걸 보고나서 속상해서 안봤다. 내가 제일 존경하는 선배가 건모형이다. 마음이 좋지 않더라."(은지원)
"나 역시 화가 났다. 누구보다 흑인음악을 잘 소화하고 표현하는 분인데 논란에 휩싸이니 정말 아쉬웠다."(타이푼)
-'1박2일'은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 "체력 닿는 날까지? 나이 앞에는 장사없더라. 조금씩 체력이 떨어지는 걸 느낀다. '1박2일' 찍고 나면 이틀 정도는 녹다운 상태다. 가족같은 프로그램이라 끝이란 생각은 해본 적 없다. 호동이 형에게는 진짜 고맙다고 꼭 말하고 싶다. 앨범 준비할 때 누구보다 신경써주고 응원해줬다. "(은지원)
-클로버의 목표는 뭔가. "최고령 신인상 받아보고 싶다. 신인상이 안되면 혼성 힙합그룹상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떼를 써봐야겠다."(타이푼)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
(사진=지와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