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포수 조인성(36)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가 '앉아쏴'다. 포구 자세 그대로 앉아서 누상의 주자를 잡아내는 장면을 자주 연출해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앉은 자세 그대로 던지기 때문에 일어서서 던지는 것보다 송구시간을 단축시킬 있다. 그만큼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양승호 롯데 감독에 따르면 조인성의 '앉아쏴'의 시작은 신일중학교 시절로 거슬러올라간다. 양감독은 조인성의 신일중학교·신일고등학교 시절 은사. 양감독은 "조인성은 원래 투수로 신일중학교에 입학했다. 공도 무척 좋았다. 빠른 공을 펑펑 던졌다"라고 투수 조인성을 떠올렸다.
하지만 조인성에게는 단점이 있었다. 양감독에 따르면 조인성은 당시 살집이 많았다. 그 탓에 투구수가 늘어나면 구속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양감독은 조인성을 포수로 전향시켰다. 여전히 거구는 포수 조인성에게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송구 시 일어나서 던져야 하는 데 몸집 탓에 빨리 일어서는 게 쉽지 않았다.
그때 양감독은 조인성에게 그냥 앉아서 던지라고 지시했다. 중학생이라고 보기 어려운 강한 어깨가 있었기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던져도 충분히 2루까지 송구가 가능했다. 그렇게 '앉아쏴'가 탄생했다. 실전에서 더욱 위력적이었다. 조인성이 앉아 있으면 상대 주자가 함부로 도루를 시도하지 못했다. 뛰는 족족 잡혔기 때문이다. 양감독은 "당시 조인성·김재현 등이 뛴 신일중은 전국 최강이었다. 2년 동안 한번도 지지 않고 46연승을 기록했다. 그 멤버가 신일고로 진학해 고교무대에서도 아주 잘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부산=허진우 기자 [zzzmas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