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 웬만큼 튀지 않고는 가요팬들의 눈길 1초 받기도 쉽지 않다. 최근 데뷔한 두 걸그룹은 전혀 다른 색깔의 매력으로 어필한다.
샤방샤방 핑크빛의 7인조 에이핑크와 '용감한 형제' 브랜드를 앞세운 5인조 브레이브걸스. 에이핑크는 2007년 소녀시대 데뷔 시절 모습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남심에 어필한다. 늘씬한 장신군단 브레이브걸스는 중성적인 시크함이 무기다.
온통 핑크빛인 소녀떼의 등장에 신문사 편집국 마저 밝아진다. 에이핑크(손나은, 박초롱, 오하영, 정은지, 홍유경, 김남주, 윤보미)란 이름에 맞게 의상부터 헤어밴드, 머리핀에 매니큐어 색깔까지 모두 핑크계열로 통일했다. 에이핑크를 두고 SES와 소녀시대의 계보를 잇는 '공주풍' 걸그룹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주 첫방송을 마친 후 흥분과 실망에 밤잠을 설쳤다"는 이들은 "카메라에 적응 못해 얼굴도 못생기게 나오고 표정도 엉망이더라. 하지만 우리도 소녀시대만큼 유연해질 날이 꼭 오리라고 믿는다"며 똘똘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소녀시대 데뷔 시절과 비슷하다는 얘기가 많다."데뷔를 준비하는 걸그룹 중에 소녀시대를 교본으로 두고 공부 안하는 팀이 있겠냐. 우리도 물론 소녀시대 선배님들 영상을 반복해서 보면서 안무나 표정, 무대 위 퍼포먼스를 열심히 공부했다. 아직은 절반도 못따라간다. 비슷하다는 얘기를 들어도 황송할 따름이다. 그래도 언젠가 우리도 멋지게 공연할 날이 오지 않을까." (박초롱)
-데뷔 전 하루일과는 어땠나."서울 망원동에 모여 산다. 아직 멤버 중 4명이 고교생이라 수업을 마친 후 오후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오후에 각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보컬·댄스·연기 연습에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수업까지 받았다. 새벽 3시는 돼야 하루일과가 끝났다." (정은지)
-첫 방송한 소감은?"긴장을 너무해서 어떻게 방송을 마쳤는지 모르겠다. 안그래도 긴장했는데 킬힐을 신고 무대에 서니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리더라. 표정관리도 못하고…. 후회가 많지만 이미 나간 방송을 어쩌겠나. 참 촌스럽고 어색하다는 생각을 했다." (오하영)
-청순한 컨셉트다. 평소에도 그렇게 여성스러운가. "사실 팀컬러와 성격은 하늘과 땅차이다. 아버지가 합기도 관장님이라서 어려서부터 8년간 합기도를 배웠다. 충북 청원이 고향인데 도대회에 나가서 메달도 땄다. 그러다 춤에 빠져 오디션을 봐 가수가 됐다." (박초롱)
"태권도 공인 3단이다. 국가대표가 꿈일 때도 있었지만 더 좋아 전향했다."(윤보미)
"샌드백을 치는게 취미이자 특기다. 집안 곳곳에 스트레스 해소용 샌드백이 있다. 오뚜기 샌드백도 있고 펀치백도 걸려있다. 일이 잘되지 않을때 샌드백을 치면 화도 풀리고 살도 빠진다. 하하" (오하영)
-걸그룹 전쟁에서 살아남을 자신은 있나. "SES 소녀시대 선배님을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 땀을 흘린만큼 꼭 웃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1등하는 가수가 아니라 1등 공연을 하는 가수가 될 날을 꿈꾼다." (홍유경)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