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이기는 것이 좋은 거에요."
'적토마' 이병규(37·LG)의 2011년은 신바람이 난다. 타격 1위(.382) 홈런 7위(5개) 최다안타 5위(34개)에 올라 있다. 여기에 LG가 승승장구 하며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5월 첫째주 이병규의 활약은 눈부셨다. 4일 두산전에서 2점 홈런 2개를 폭발하며 홀로 팀의 4점을 책임졌다. 팀은 비록 4-5로 재역전패했지만, LG팬들은 "이병규가 있어 즐거운 경기였다"고 입을 모았다. 5일 두산과 '어린이날 더비'에서도 그는 9-4로 앞서던 8회 2사 1·3루에서 바뀐 투수 김창훈을 상대로 3점홈런을 때려냈다. 둘째주 6경기 타율이 0.458, 홈런 3개에 11타점·5득점에 이른다. 5월 첫째주 조아제약 프로야구 주간 MVP(상금 50만원)로 선정된 이유다.
지난해 그는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2010년, 그는 타율 0.290에 9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지만, '이병규'의 이름값에는 한참 못미치는 성적이다. 2군에 몸담은 기간도 있었다. 두 아들이 TV로 야구를 보면서 "아빠는 왜 저기 없어?"라고 물을 때마다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박용택은 "모두들 열심히 했지만, (이)병규 형은 정말 열심히 했다. 우리가 부끄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병규는 "열심히 해야만 했다. 나를 위해서, 내게 게대하고 있는 팬들과 가족을 위해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김준기 전력분석 과장과 함께 한국 투수 공략법을 익혔다. 그는 "투수들의 공을 한동안 지켜보니 '낯설다'는 느낌이 사라졌다. 투수가 공을 던지면, 쭉 뻗을지, 앞에서 떨어질 지 계산이 나온다. 그러니 몸의 밸런스도 잡혔다"며 "일본에서는 변화구를 많이 치다 보니 타격 포인트가 약간 뒤에 있었다. 올해는 타격 포인트를 공 한두개정도 앞으로 가지고 나왔다. 나한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지금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이병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는 "이제 5월 초다. 시즌은 한참 남았다. 나는 지금의 타격감을 유지하기 위해 애쓸 것이다. 올해는 LG가 가을 야구를 하고, 또 우승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온누리 기자 [nuri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