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잘하는 가수' 임정희(30)가 때를 만났다.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붐을 타고 가창력 있는 가수가 1등 대접을 받는 지금, 새 앨범을 발표하고 야심차게 컴백한 것. 반응도 뜨겁다. 9일 공개된 신곡 '골든 레이디'는 각종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랭크돼 순항 중이다.
임정희는 "노래가 순위를 매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보컬리스트가 재조명 받고 능력을 폭발시킬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실력파 보컬리스트답게 '나가수'에 출연해 선배들과 한판 겨뤄보고 싶은 욕심도 전했다.
-두 번째 미니앨범으로 돌아왔다."임정희 스타일을 지웠다. 데뷔곡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처럼 신나고 파워풀한 곡들로 앨범을 채웠다. '임정희표 발라드'를 기대했던 팬들은 속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때다. 휘성·에이트의 백찬·산이 등이 참여해 앨범도 풍성해졌다. 춤은 잘 추지 못하지만 연습생만 7년을 했다. 무대에서 보여드릴게 많을 것 같다."
-'골든 레이디'의 쿨한 가사가 인상적이다."20대 초반부터 '골드 미스' 나이대의 여성이 공감할 만하다. 사랑이 끝나면 과거에 연연하다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랑이든 일이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바람을 핀 남자친구에게 '집 키만 놓고 나가'라고 말하는 식이다. 휘성이 작사해 가사가 통통 튄다."
-임정희가 결별에 대처하는 자세는."때가 됐다 싶으면 내가 다 찼다. 좋고 싫고의 표현이 분명한 편이다. 하지만 남자에게 잘하는 여자다. 하하하. 연애는 2~3년 못했는데 발라드를 부를 때 몰입이 힘들었다."
-이상형은."외모는 소지섭, 성격은 가수 김태우다. 반장 같이 리더십 있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좋아하는데 김태우가 딱이다. 만약 소지섭이 성격까지 좋으면 김태우를 버리겠지만 말이다. 하하. god의 '거짓말'이 뜨고는 태우가 밥을 많이 샀다. 그 때 별·노을 심지어 비도 태우가 부르면 가서 밥을 얻어먹었다."
-무대에서 오피스룩을 선보인다."방시혁 씨가 정장을 입고 여과장 급 포스를 보이라고 주문했다.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줄 예정이다. 도시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임정희표 차도녀를 기대해 달라."
-tvN '오페라스타' 준결승에서 떨어졌다."아쉽다. 초반에는 평가고 순위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틈엔가 욕심이 생겼다. 가수고 여러 장르를 고루 좋아하지만 음악을 심도있게 몰랐다. 방송을 하면서 오페라를 알게 됐고 보러가기도 해 공부가 많이 됐다. 순위룰 발표하고 탈락하는 순간보다 노래하기 직전이 더 떨렸다. 잘 표현하지 못할까봐 항상 조마조마했다."
-결국 테이가 우승을 했다."오페라는 남자 소리가 더 듣기 편한 것 같다. 물론 테이와 JK 김동욱 씨가 잘해서 끝까지 남았지만 유리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자의 경우 목소리가 높고 불안해 심사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이 있다. 또 위험요소를 감수하고 어려운 곡을 많이 불렀다."
-탈락이 아쉬웠던 가수는. "신해철 선배가 제일 아쉬웠다. 심사위원들이 '언제까지 본인의 스타일을 고수할거냐'란 소리를 했는데, 그동안의 색깔을 한 달 만에 버리기 힘들다. 선배는 오페라 창법을 구사 했지만 자신의 색깔은 고수했다. 김창렬 선배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노래도 의외로 열심히 해 놀랐다."
-네티즌이 꼽은 '나가수' 출연 유력후보다."나도 가수라 선배들의 무대를 보면 '어떤 생각일까, 느낌은 어떨까'라는 게 보인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공감되고 짠하다. 노래가 순위를 매길 수 있는 것은 아닌데, 필요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보컬리스트가 재조명 받고 실력 있는 분들이 가창력을 폭발시킬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출연 섭외가 온다면 하겠나. "글쎄, 출연하게 되면 내가 제일 어릴 텐데,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영광일 것 같다. 하고 싶은 생각도 있고 욕심도 있다. 쏟아내야 할 에너지와 경쟁이 조금 무섭기는 하다."
-소속사 방시혁 대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독설이 인기인데, 비방용은 더 심하다. 하하하. 담배도 안하고 섬세한 성격이다. 지금의 소속사가 설립되고 내가 첫 번째 가수라 나에 대한 애착과 욕심이 많다. 1집 때 거리 공연을 할 때는 매니저 역할까지 했고, 쓴 소리도 많이 했다."
-'위대한 탄생' 멘티가 다 떨어졌던데."멘티가 다 떨어지고 요즘 더 민감해지신 것 같다. 그래도 사람인데 기분이 좋지는 않으실 것이다."
-임정희가 생각하는 최고의 가수는."이은미 선배다. '애인있어요' 부르시는 모습을 봤는데 진짜 감동 먹었다. 에너지가 장난이 아니더라. 이승철 선배도 대단하다. 20년을 넘게 하셨는데 음색이 아직도 트렌디하다. 휘성도 최고다. 얼마 전 휘성·케이윌·이현이 KBS '뮤직뱅크'에서 합동 무대를 했는데 끝나고 행사 섭외가 바로 들어왔다고 하더라."
-미국 시장 도전은 성공인가, 실패인가."안타까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활동했으면 좋았겠지만 방송 활동을 못해 아쉬웠다. 나는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동양인이라고 해서 미국에서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금 당장 성과가 없어도 좌절할 필요 없다."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