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형 승용마 모델 창출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한국형 승용마 모델 창출을 위해 우선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말품종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한다. 지구상에서 대략 202개의 품종이 관리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마사회 승마용말정보 홈페이지에도 등재돼 있다.
202개의 말품종 가운데 경주용 말인 서러브렛과 승용마의 대명사격인 웜블러드를 제외하고는 각 나라의 고유품종들이 대부분이다. 말 품종의 기원 국가가 무려 49개 나라인 것을 감안하면 지구상의 나라들은 대부분 고유 말 품종을 한 두 개 이상씩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토종 말품종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는 경마 선진국인 영국으로 무려 28개의 품종을 보유하고 있다. 그 다음이 미국(25개 품종)·프랑스(19개 품종)·독일과 러시아(각 11개 품종) 순이다. 가까운 일본도 4개의 품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몽골 중동 이란 티베트 등은 각각 1개의 토종말을 보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국의 말등록기관이나 국제혈통서위원회(ISBC)가 인정하는 한국마사회 말등록원에 등록된 고유 품종이 아직 없다. 다만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된 제주마의 경우 종축 등을 담당하는 제주도 축산진흥원에 등록돼 관리되고 있다.
말이 하나의 품종으로 자리매김하기위해서는 외국의 다른 품종과 차별화된 고유한 유전형질의 선발 및 도태 과정을 거쳐 최소 3대 이상의 후대로 이어져야 한다.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잡종마인 한라마는 한국 고유 품종이 아니다. 그러나 한라마는 100km 지구력 경주나 세계 최장거리인 4800m 레이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미래가치는 크다. 한라마가 고유 품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3대에 해당하는 10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하다. 10년 이상 한라마끼리 교배를 통한 유전형질의 선발과 도태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한라마를 통해 한국형 승용마 모델을 창출하고자 한다면 서둘러 우수한 씨수말과 씨암말의 한라마를 한국마사회 말등록원에 소형 기초등록마로 등재해야 한다. 그 후 등재된 한라마에서 다시 2대, 3대 한라마를 생산해 유전형질의 ‘고정화 작업’을 마무리 짓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서 유전형질이란 체고 모색 성격 등을 말한다. 이 3가지가 고정돼 후대로 이어지면 그 때 바로 하나의 품종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한국형 승용마 모델 창출을 위한 대상이 한라마라면 서둘러 말등록원에 다수의 한라마를 등재시키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