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마'(최익환 감독)는 세 커플의 이야기로 나뉘어져 있다. 어리고 아픈 아들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엄정화), 고생만하다가 나이든 엄마(김해숙)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서슴지 않는 조폭 아들(유해진), 화려한 뮤지컬스타(전수경)와 이에 평생 기죽어 살아온 딸(류현경)의 이야기다.
신인 김정헌(24)은 이중에 전수경·류현경 에피소드에 출연했다. 극중 뮤지컬에 동반 캐스팅된 전수경을 두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상대역과는 연기하기 힘들다며 비아냥대는 아이돌 스타 역이다. 매우 까칠하고 건방진 게 뒤통수라도 쥐어박고 싶게 만드는 인물. 그러나 2006년 엠넷 '아이 엠 어 모델'로 데뷔한 그는 여전히 순수한 감성을 지닌 20대 청년이었다.-'마마'에서는 정말 때려주고 싶었다."그렇게 보셨다면 개인적으론 성공한 거 같다. 원래 그 역할에는 진짜 아이돌 스타를 쓰려고 하셨단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하게 됐다. 좀더 능청을 떨고 싶었는데 거기까진 못했다."
-주변에서 오해했겠다."전수경 선배님과 처음 연기하는 거였는데 촬영이 좀 진행된 후에 그러시더라. '원래 싸가지 없는 애인줄 알았다고'"(웃음)
-모델로 데뷔하지 않았나."맞다. 5년 전에 '아이 엠 어 모델'에 출연했다. 22000명이 지원해서 최종 3인을 선발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모델판 '슈퍼스타K'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어쩌다가 연기까지 하게 됐나."사실은 모델도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데뷔했다. 이후 1~2년간 수많은 톱 디자이너의 런웨이에 섰다. 그러나 진짜 하고 싶은 건 연기라는 걸 깨닫고 지금 소속사의 문을 두드렸다."
-이병헌·한채영·한효주 등 같은 소속사 선배들이 뭐라고 조언했나."이병헌 선배님은 자주 보지는 못했으나 가끔 만날 때마다 운동은 이렇게 하면 좋다고 조언해주셨다."
-고교 때는 농구선수였다고."서울 구로중학교에 다닐 때 농구하는 모습을 보고 명지고로 스카우트됐다. 김유택 감독님 밑에서 운동했다. 그러나 차츰 이 길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됐고 그 뒤로는 이 분야에 열정을 쏟은 것 같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 "'파리의 연인'의 이동건 선배님이나 영화 '해바라기'의 김래원 선배같은 역할이 호기심이 간다. 하지만 바란다고 되는 것도 아닐테고 차승원·강동원 등 모델 출신 선배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후배가 되고 싶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