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강자들이 무너지는 것은 갑자기 더워진 날씨때문에 모터출력이 들쭉날쭉하면서 스타트 기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14경주는 인코스 이점을 안고 있는 진석현(36·2기)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됐으나 0.33초의 늦은 스타트로 경주를 망쳤다. 1코스에서 0.17초를 끊고 나온 신인 임태경(10기)에게 맥없이 휘감겨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빈틈을 파고든 양원준과 이용세가 초반 선두로 나선 임태경을 역전하면서 쌍승 147.4배의 초고배당이 터졌다. 같은 날 또다른 강자로 지목됐던 심상철(29·7기)도 무너졌다. 지정훈련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배정받은 95번 모터와도 양호한 궁합을 보여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하지만 결과는 허무했다. 4코스에 출전한 8경주는 0.51초(출발순위 5위), 2코스에 배정받았던 15경주는 0.47초(출발순위 4위)를 찍으면서 순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8경주와 15경주 배당은 쌍승 20.7배와 85.2배나 되는 고배당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인해 모터의 출력변화가 심해졌고 물의 온도가 올라간 것이 원인이다” 고 말한다. 특히 수온이 올라가면 물의 밀도가 낮아져 스타트 기준점을 다시 잡아야하는데 아직 선수들이 확실한 위치를 찾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프로의식 부족이 고배당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달 8~9일 경주에 출전한 강창효(38·1기)가 대표적인 경우. 랭킹 1위인 43번 모터와 선호 코스를 배정받아 출전 경주에서 모두 인기순위 1,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첫날인 8일 0.34초의 밋밋한 스타트와 무기력한 전술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9일에는 4코스에서 0.21초를 끊고 나왔으나 시속 없는 찌르기로 또다시 순위권에 들지 못해 팬들의 원성을 샀다.
무리한 주도권 경쟁도 이변경주 연출에 한 몫을 하고 있다. 5월 25일 14경주는 인기순위 1~2위였던 우진수(35·1기)와 최광성(37·2기)이 1턴 전개시 충돌해 자멸했고 안쪽 공간을 노린 강창효와 안성훈이 어부지리로 동반 입상에 성공 쌍승 239.3배의 대박을 터뜨렸다.
임병준 쾌속정 전문위원은 “선수들은 프로답게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야하는 책임감이 있음을 상기해야한다” 며 “인기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불안한 면모를 보인다면 스타트 감각이 좋거나 컨디션이 가벼운 선수들 위주로 차선책을 준비해야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