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후(26)는 이제 갓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초짜'다. SBS 주말극 '신기생뎐'가 공식적인 데뷔작. 앞서 여러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하는 등 연기활동을 해왔지만 제대로 된 배역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극중 맡은 손자 역할의 비중이 커지면서 안방극장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중. 여세를 몰아 빙과류 '설레임'의 CF까지 낚아챘다. 난생 처음 해보는 인터뷰라며 어색해하던 이 신인 연기자. 하지만 불과 10분도 되지 않아 "인터뷰라는 게 생각보다 재미있다"며 장난기 넘치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요즘 알아보는 사람들 많지 않나."막상 내 이름은 잘 모르고 극중 배역인 '손자'로 기억하신다. 북한산이나 아차산에 등산을 한번씩 가는데 아주머니들이 아는 척을 많이 해주신다. 함께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해드리곤 한다."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어릴 때는 'TV에 나와봤으면 좋겠네'라는 정도 외엔 연기자에 대한 꿈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군대에 있을 때 우연히 육군 홍보영상물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됐다. 부대 간부가 권했는데 참여하면 근무에서 빠지고 잘만 되면 휴가도 갈 수 있을 것 같아 해보겠다고 했다. 10일 정도 촬영을 하면서 굉장한 재미를 느꼈다. 원래 사진 찍는 것도 싫어했는데 이건 좀 달랐다. 뭔가 갇혀있던 틀을 깨고 나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제대후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집안의 반대는 없었나."집안 어른들이 워낙 쿨하다. '가능성은 있는 것 같냐' '그걸 하면 네가 행복하냐' 정도만 물으시고 열심히 해보라고 하셨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여동생이 있는데 오빠가 TV에 나와도 별로 신경을 안 쓴다. 그냥 '신기생뎐'에 취직한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대한다."
-맨 처음 TV에 나온 건 어떤 작품인가."2NE1의 '아이 돈 케어' 뮤직비디오에 박봄의 남자친구 역할로 처음 나왔다. 그 뒤로 인터파크 CF 등에도 출연했다. 그후 드라마 오디션을 10번 정도 밖에 안 봤는데 운 좋겟도 '신기생뎐'에 출연하게 됐다."
-임성한 작가와 만난 적 있나."본 적은 없고 격려전화는 받은 적이 있다. 만나지 않아도 대본에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원하는 느낌을 적어주셔서 마치 대화하는 느낌이 든다. 워낙 섬세하다보니 까다로워 보일 수도 있는데 신인 입장에서는 그저 모든 게 감사할 따름이다. 준비정신도 워낙 대단하신 것 같다. 미리 배우들에게 뭔가를 배우게 했는데 알고보니 다 드라마에 필요한 것들이었다. 이런 게 와전돼 '노예계약'이란 말까지 나왔는데 절대로 그런 건 아니다."
-'복근빨래' 장면이 화제가 됐다."처음에는 그런 그림이 나올지 몰랐다. 하지만, 어쨌든 그 장면으로 내 존재감이 각인됐다. 당시 머리카락을 절반만 염색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이 부분까지도 이슈가 됐다. 어딜 가도 '복근빨래'와 '반반머리'를 다들 기억해주신다. 나야 고마울 따름이다."
-분량이 늘어난 것에 대한 소감은."나보다도 오히려 주변에서 많이들 기뻐해주신다. 사실 그 전부터 감독님이 유독 나를 잘 챙겨주셔서 원래 분량이 많은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먼저 유명해진 동료 배우들에 대한 생각은."임수향은 이젠 진짜 '연예인'이 된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다들 친하게 잘 어울린다. 우리끼리 워낙 친해 '신기생뎐 동문회'라도 하나 만들자고들 한다. 그중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인데도 그냥 친구처럼 대한다."
-어떤 연예인을 닮았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나."소속사에서 일본배우 츠마부키 사토시랑 닮았다는 보도자료를 낸 적이 있다. 나도 워낙 좋아하던 배우인데다 사토시가 나오는 영화도 죄다 봤다. 군대에 있을 때는 주진모 선배를 닮았다는 말도 들었고 클릭비의 오종혁을 닮았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그래도 워낙 듣기 좋은 소리라 기분은 좋다.(웃음)"
-여자친구는 없나."2009년 이후 혼자다. 요즘엔 워낙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정신없어 연애하고 싶은 생각도 안 든다. 승마도 제대로 배우고 싶고 격투기도 해보고 싶다. 피아노나 드럼, 기타도 조금씩 건드려봤는데 좀 제대로 배워서 멋진 곡 몇 개는 마스터하고 싶다."
-자신만의 건강관리 비법은."오메가3, 홍삼, 글루코사민 등을 챙겨먹는다. 얼마전 산삼도 한번 먹었다. 건강염려증 수준이다.(웃음) 그래도 꼭 의사에게 물어보고 먹는다. 건강은 젊었을 때 챙겨야한다고 생각한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