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삼성은 50승을 합작한 김시진(25승)·김일융(25) 원투펀치를 앞세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해 삼성이 올린 77승 중 3분의2를 두 투수가 책임졌다.
투수 분업화와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자리 잡은 지금은 당시와 같은 '50승 원투펀치'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확실한 에이스 두 명의 가치가 줄어들진 않는다. 타자를 압도하는 특급 투수들이 줄어들면서 에이스 두 명을 보유하기는 예전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됐다.
2000년 이후 13승 이상·3.00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 두 명을 동시에 보유했던 팀은 6팀 뿐이다. 이 중 세 팀은 우승을 차지했다.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한 원투펀치의 중요성이 크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난해 SK는 김광현(17승)과 카도쿠라(14승)를 앞세워 우승했고, 2009년 KIA의 우승 뒤에는 로페즈(14승)·구톰슨(13승) 외국인 듀오가 있었다. 2000년 현대에는 원투펀치도 아닌, 원투쓰리 펀치가 있었다.
세 투수는 약속이나 한듯 모두 18승씩을 거뒀다. 2006년 약체로 평가받던 한화는 특급 신인 류현진(18승)과 재기에 성공한 문동환(16승)의 힘으로 일약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 뒤론 류현진의 뒤를 받쳐줄 또 한 명의 투수를 찾지 못해 침체에 빠졌다.
2011년 원투펀치는 누가 있을까. 지금까지는 KIA 로페즈·윤석민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후보를 찾기 힘들다. 2009년 KIA의 원투펀치는 로페즈·구톰슨이었지만 SK와의 한국시리즈 1·2차전 선발은 로페즈·윤석민이었다. 그 때부터 강력했던 KIA의 원투펀치가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유선의 기자 [sunny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