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연기자 동현배(28)를 보고 있으면 빅뱅의 태양(23·본명 동영배)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웃는 모습이 꼭 닮은 두 사람은 사실 친형제다. 외모를 제외하고도 닮은 점은 또 있다. 바로 타고난 끼와 재능. 동생 태양이 노래와 춤에 능한 만큼 형 동현배는 연기에 남다른 재주가 있어 연기자로 데뷔했다. 최근 열린 2011 미쟝센 단편 영화제 본선 진출작 영화 '변신 이야기'에서 열연, '태양의 형'이라는 수식어를 벗고 '실력파 신인 연기자'로 불리고 있는 동현배를 만났다.
-단편 영화 '변신 이야기'에서 열연했다.
"코미디·액션·호러·환타지 장르가 모두 복합된 영화다. 단편 영화지만 많은 것을 담아낸 작품인 것 같다. 나는 극중 낯선 남자 역을 맡았다. 동네 건달인데 주인공 성길과 싸우다가 죽는 역이다. 감독님의 말에 따르면 내 캐릭터는 이 영화의 키플레이어라더라."
-'변신 이야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이 영화는 2011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본선에도 진출했다. 홍콩 파인애플언더그라운드영화제에도 초청됐고, 서울세계단편영화제에서는 오인천 감독님이 연출상을 수상했다. 이곳 저곳에서 인정받은 영화다. 감독님과 이번 영화를 찍기 위해 만난 후 장소 섭외부터 의상 협찬까지 함께 준비를 했다. 마치 내가 조연출처럼 영화와 관련된 실무적인 일을 하다보니 영화에 대한 애정이 저절로 생기더라."
-단편 영화에는 여러차례 출연했던데.
"단편 영화는 이번이 12번째 찍은 거다. 장편 영화도 하고 싶다. 그동안 소속사가 없어서 정보력 싸움에서 항상 졌다. 어디서 언제 영화 오디션을 보는지 잘 몰랐다. 최근 한지혜씨가 있는 소속사와 계약을 했다. 장편 영화 등에서 오디션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곧 있지 않을까."
-연기자로 데뷔하기 다소 늦은 나이다.
"의정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시절 밴드부 스케치의 보컬을 했다. 노래 부르는 것이 재밌어서 고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과 담임 선생님께 실용음악학과에 진학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연극영화과가 더 적합할 것 같다며 추천해주셨다. 그때부터 연극영화과에 입학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 한 번의 실패를 한 후 재수를 해서 대진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입학 후 연기를 배우면서 희열을 느꼈다.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기자 데뷔를 위해 레슨을 받았다. 남들 보다 늦게 시작했으니 더욱 열심히 하겠다."
-운동도 잘한다던데.
"태권도는 공인 3단이다. 합기도도 꾸준히 했다. 8년 동안 여러가지 운동을 배웠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연기자로 데뷔하면서 연예인 가족 대열에 합류했다.
"아직 내가 연예인이라고 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 언젠가 내가 동생만큼 유명해지면 '동형제'로 불릴 날이 있지 않을까."
-가장 부러운 연예인 가족은.
"이완·김태희 남매가 부럽다. 나에게는 왜 김태희같은 누나가 없을까. 하하."
-태양에게는 없지만 동현배에게는 있는 것은 무엇인가.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연습생이었다. 그래서 학창시절의 추억이 나보다 많이 없다. 그대신 동생은 나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일과 관련해서 판단력과 안목이 뛰어나다. 일도 꼼꼼하게 한다. 동생은 정말 자신의 분야에서 프로인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류승범·조승우 선배님처럼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 그 분들의 연기를 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더라.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언젠가 영화제에 동생과 함께 참석하고 싶다. 같은 무대에서 나는 남우주연상을 받고 동생은 축하 공연을 하는 날을 꿈꾼다. 만약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흥에 겨워서 나도 모르게 동생 옆에서 춤을 추지 않을까."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