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국(28·수원)이 K-리그 승부조작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최성국은 28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315호 대법정에서 제4형사부(재판장 김경환 부장판사)의 주재로 열린 K-리그 승부조작 첫 공판에 참석했다. 검은색 수트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그는 차분한 표정과 목소리로 재판부의 질문에 답했다. 자신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두 경기 중 일단 한 경기에 대해서는 시인을 했다. 지난해 6월2일 열린 성남-광주의 컵대회 경기서 승부조작에 가담해 4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며 조작에 실패해 재차 모의한 두 번째 경기에는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성국은 지난해 6월6일 열린 울산-광주의 컵대회 경기 직후 고교 선배인 브로커 김덕중으로부터 승부조작의 대가로 4000만원을 받아 팀 동료 김동현에게 건넸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김동현은 이 돈을 승부조작에 가담한 여러 동료들에게 분배했다. 최성국은 피고인 진술을 통해 "4000만원을 받은 건 맞지만, (조직폭력배의)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았던 것"이라며 적극적인 가담 의지가 없었음을 주장했다.
한편 승부조작 수사팀을 이끌고 있는 배문기 창원지검 검사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 있다. 10명 이내의 규모로 추가 기소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수사의 폭이 더욱 확대될 것임을 예고했다. 창원지검은 지난 7일 2차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인천·경남·제주 등 3개 구단을 상대로 승부 조작 추가수사를 진행 중'이라 밝힌 바 있다. 관련해 배 검사는 "1차 공판에 참여한 선수와 브로커 중 3명이 추가로 진행 중인 수사에도 연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정에는 K-리그 승부조작 혐의자 중 군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김동현 등 일부를 제외한 57명의 피고인이 출석했다. 전·현직 K-리거 43명과 전주 및 조직폭력배 등 브로커 13명이 재판부 앞에서 검찰이 제시한 혐의 사실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들 중 선수 12명과 브로커 5명이 혐의를 일부 또는 모두 부인해 다음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재판부는 최성국 등 혐의를 부인하는 피고인들을 대상으로 8월19일에 오후2시에 추가 공판을 열 예정이다. 혐의를 인정한 피고인들은 8월19일 오전10시에 열리는 공판에 출석한다.
창원=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