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2NE1은 '가요계의 탄산음료' 같은 존재다. 2009년 데뷔 이후 4인4색 개성으로 똘똘 뭉쳐 가요계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꽃다운 소녀들이 점령한 가요계에서 독특한 개성으로 어필하더니 일본은 물론 유럽에서까지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달 28일 발표한 두 번째 미니 앨범도 전곡이 음원 차트를 올킬했다. 일본 진출도 본격 시동을 걸었고 힙합계의 거장 윌 아이엠과의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
2NE1은 "우리가 꽃다운 원피스를 입고 방송에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만의 개성으로 다른 걸그룹과는 차별화 된 음악을 선보일 것"이라고 거침없이 말한다.-전곡이 타이틀곡이다."사실 정규 앨범을 만들려다가 곡수가 부족해서 미니 앨범을 내게 됐다. 곡수는 적지만 전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워도 될 만큼 퀄리티가 높아졌다. 우리들 스스로가 만족스러운 앨범이다. 전체적인 스타일이 변화무쌍하다. 무대에서 2NE1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산다라 박)
-최근에는 '어글리'의 반응이 뜨겁다."테디 오빠가 만들어준 록 느낌의 강렬한 곡이다, 퍼포먼스 보다는 가사 내용이 잘 전달 됐으면 바람이 있다. 누구나 느껴봤을 법한 외로움이나 두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도 외로울 때가 많다. 무대가 끝나고 내려오면 허전한 느낌이 항상 있다."(씨엘)
-1년 가까이 국내 활동이 없었다."공백기가 길었다. 곡 작업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활동에 굶주려 있다가 방송에 나오니 반가움이 더한다. 갑자기 시간이 주어지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데뷔 이후 가장 여유로운 생활을 했지만 빨리 활동하고 싶었다."(씨엘)
-쉬는 동안 뭘 했나."1월에는 다들 휴가를 다녀왔다. 나는 프랑스에 다녀왔다. 아버지가 전시회를 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자유롭고 싶었다. 그런데 거리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어 놀랐다. 나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 하다가도 이내 알아보고 쫓아오기도 했다. 학생들 가방에 2NE1 스티커도 붙어있더라. 한 번은 옷 가게에 들렀는데 '캔노바디'가 흘러 나와서 무척 반가웠다."(씨엘)
-이번 앨범 작업 중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뮤직비디오를 항상 남양주에서 찍는다. 일주일간 찍기 때문에 모텔 생활을 하게 되는데 하도 가다보니 단골 모텔이 생길 정도다. 걸그룹이 할 말은 아닌가…하하하."(공민지)
-앨범마다 변화를 시도한다."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테디 오빠가 워낙 장르를 정해 놓지 않고 작업을 하는 스타일이다. 록 음악부터 힙합까지 여러 가지 음악을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박봄)
-문신이 화제가 됐다."'론리'는 차분한 곡이지만 비주얼적으로는 강하게 보여드릴 생각이었고 고민 끝에 문신을 하기로 결정했다. 네임펜으로 그린건데 몇 일간 지워지지 않아 고생했다. 일본에 갈 때는 문신 때문에 공항 검색대에서 걸릴까봐 걱정도 했다."(공민지)
-일본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올해 초 진출했다가 동일본 지진 때문에 서둘러 활동을 접었다. 일본이라고 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생각은 없다. 한국 활동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나설 생각이다.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이 '내가 제일 잘 나가'를 한국어로 따라 부르는데 기분이 좋았다. 한국적인 면으로 일본의 젊은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씨엘)
-일본어 공부는 많이 했나."다른 친구들은 데뷔 전부터 해왔고, 씨엘은 7년간 일본에 살았다. 내가 뒤쳐졌는데, 책만 펴면 졸음이 쏟아진다. 아직 멀었다."(산다라 박)
-이미 신 한류스타다."언어·생김새가 달라서 공감하기가 어려울 수 있는데, 우리 음악과 비디오에 관심 갖는 것이 신기하다. 유튜브 들어가면 커버(가수의 의상과 퍼포먼스를 따라하는 것)를 자주 보는데 표정까지 따라하는데 놀랍다. 한 번은 윌 아이엠이 브라질에서 콘서트를 하는데, 한 팬이 우리 이름이 적힌 봉을 흔들고 있다고 하더라. 공개 방송 할 때는 히잡쓰고 오신 분들도 종종 봤다."(씨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예능감이 정말 부족하다. 멤버들이 전체적으로 말솜씨가 떨어진다. 진지한 이야기는 할 수 있는데, 웃겨야 하는 상황에서는 힘들다. 얼굴에 경련이 일어날 것 같다."(산다라 박)
"원래 오타쿠 같은 성격이다. 회식 때도 구석에서 조용히 있는다. 분위기를 잘 못 맞춘다."(박봄)
-많은 걸그룹 중에 '내가 제일 잘 나간다'고 생각하나."아니다. 단지 우리가 다른 그룹과는 다른 음악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은 든다. 물론 음악이 똑같을 수는 없지만, 우리는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음악을 하려고 꾸준히 노력한다."(씨엘)
-데뷔 첫 콘서트 '놀자'를 한다."데뷔하고 부터 콘서트를 하는 것이 목표였다. 관객과 같이 뛰어 놀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다. '놀자'라는 공연 제목도 우리가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파이팅 대신 외치는 말이다. 공연에 '놀러와 달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공민지)
-공연 전 긴장감을 해소하는 방법은."거울을 보면서 '나는 비욘세다'라고 주문을 외운다. 자신감이 생긴다."(박봄)
"헤어스타일은 곧 나의 자신감이다. 머리를 세워 베지터 머리를 하고 눈 꼬리를 올리는 것도 세보이고 싶어서다."(산다라 박)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