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성훈(32)은 화려한 복장을 즐긴다. 선수들이 꼽는 '한국 프로야구의 패셔니스타'다. 노란색 팔꿈치 보호대와 같은 색 정강이 호보대, 빨간색 팔뚝 밴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정성훈은 5일 "멋지지 않나요"라며 보호대와 밴드를 들어보였다. 주로 어두운 색 장비를 착용하는 다른 선수들과 대비되는 색이다. 정성훈은 "유니폼과 잘 어울리면서 눈에 잘 들어오는 색을 택한다"고 설명한 뒤 "나같은 선수도 한 명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그런 그가 '욕심나는 아이템'을 발견했다. 정성훈은 "KIA가 해태 시절 올드유니폼을 입고 뛰는 경기를 봤다. 양말이 눈에 띄더라"라고 떠올렸다. KIA는 지난 달 26일 광주 삼성전에서 해태 시절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정성훈에게도 추억의 유니폼이다. 그는 1999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해태에 입단했다. 그는 2년간 해태 선수로 뛰었다. 2001년 KIA가 해태를 인수하는 과정도 지켜봤다. 이후 현대를 거쳐 LG에 입단했다.
추억에 젖어 유니폼을 바라보던 그에게 스타킹이 눈에 들어왔다. 정성훈은 "검정 스타킹에 흰색 무늬가 있더라. LG 유니폼에도 검정 스타킹을 신으니, 괜찮은 것 같고. 그 스타킹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정성훈은 지난 시즌 '튀고 싶은 욕구'를 억눌렀다. LG 이적 첫 해인 2009년 타율 0.301을 기록했던 그는 지난 해 타율 0.263으로 부진했다. "야구부터 잘해야겠다"는 다짐 속에, 어두운 색 안에 자신을 숨겼다. 올 시즌 정성훈은 3할 타자 복귀를 노리고 있다. 4일까지 그는 타율 0.316으로 활약 중이다.
잠실=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