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특급 공격수 세르히오 아게로(23)가 잉글랜드에 안착했다. 지난달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떠나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 온 아게로가 시즌 개막전부터 펄펄 날았다.
아게로는 16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완지 시티와 개막 홈경기서 30분만 동안 2골·1도움을 올리는 활약으로 팀의 4-0 대승을 도왔다. 후반 13분 아게로가 그라운드에 들어갈 준비를 하자 맨시티 구장이 들썩였다. 나이젤 데용과 교체돼 들어간 순간에는 환호 소리가 절정에 달았다.
그는 투입 10분 만에 데뷔골을 뽑았다. 마이카 리차즈가 오른쪽에서 낮게 올려준 크로스를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2분 뒤에는 첫 도움도 기록했다. 공을 높게 띄워 골키퍼의 키를 넘긴 뒤 오버헤드킥으로 패스를 했고, 다비드 실바가 문전으로 달려들며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 이어 경기 종료 직전에는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스완지 시티의 골망은 흔들었다.
개막전 승리로 기뻐하는 그의 유니폼 뒤쪽에는 쿤 아게로(KUN AGUERO)라는 이름이 박혀있었다. 쿤은 그의 애칭이다. 동료들도 모두 그를 쿤이라 부른다. 자신이 원했다. 어렸을 때부터 불리던 애칭을 그라운드로 그대로 가져왔다. 어린 시절 '쿰쿰'이라는 일본 만화를 보고 감동을 받은 뒤 자신을 '쿰'과 발음이 비슷한 '쿤'이라 불렀다.
아게로는 '축구 신동'이었다. 2003년 아르헨티나 인디펜디엔테서 15세 35일의 어린 나이로 데뷔전을 치렀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1976년 세운 16세 데뷔를 갈아치웠다. 2006년 스페인으로 건너온 아게로는 5년 동안 175경기에서 74골을 몰아치며 세계적인 축구 스타로 떠오른다. 2009년에는 마라도나의 딸 지이니나와 결혼하면서 든든한 지원군도 얻었다.
아게로는 마라도나와 닮은 점이 많다. 키가 작다. 아게로는 172cm고 마라도나는 165cm다. 또 폭발적인 드리블과 슈팅 능력을 가졌다. 다른 점은 아게로는 1인자에 오르지 못했다. 리오넬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에 밀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도 늘 세 번째 공격수였다. 그래서 더 우승 타이틀을 원했는지 모른다. 아게로는 "우승할 수 있는 팀에서 뛰게 돼 기쁘다. 맨시티를 정상에 올려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
사진=AP Ph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