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촬영거부 후 미국으로 떠났던 한예슬이 자신의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한예슬은 도미 1박2일만인 17일 오후 5시 23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며 "다른 연기자들과 스태프분들에게 피해를 준 건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절대로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옳은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청난 스트레스와 두려움 속에서 이런 선택을 하게 됐다. 훗날 내가 했던 일을 이해해주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거라 믿고 싶다. 비난을 받을 거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이 일에 개입된 사람들이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울먹였다.
또 "이제는 모든 국민들이 이 상황을 알았으니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려 한다. 내 상황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었는지 국민들이 알아주길 바랐고 나같은 희생양이 다시 나타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예슬은 출국할 때와 같은 회색 후드 원피스 차림에 고양이 캐릭터 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스태프와 동료 연기자들에게 잘못했다는 말 외에 별다른 사과의 말은 없었다. 이야기를 이어가는 도중 잠시 울먹이며 감정을 추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입국장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한예슬은 짧게 입장을 밝힌 후 소속사 싸이더스 HQ 매니저들과 함께 황급히 차에 올라 서울 여의도 KBS로 향했다.
한편 KBS 측은 월화극 '스파이 명월'에 한예슬을 복귀시키는 문제를 두고 마라톤 회의를 계속하고 있는 상태다. 제작사 이김프로덕션 측 역시 “(한예슬 복귀는)논의 후 결정할 문제'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앞서 한예슬은 14일과 15일 양일간 예정된 촬영일정에 불참했고, 촬영거부를 선언한 후 미국으로 출국해 논란을 일으켰다. KBS와 제작사 측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인천=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