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가 엇갈렸다. 여자 스프린터 정혜림(24·구미시청)은 여자 100m 자격예선을 통과했지만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23) 보유자 김국영(20·안양시청)은 실격으로 1라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정혜림은 27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자격예선 4조에서 11초90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칭시엔랴오(11초98·대만)와 알다 파울로(12초85·앙골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조 3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이 여자 100m 본선 진출자를 배출한 건 1983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1회 대회에 참가한 모명희(48) 이후 28년 만이다.
정혜림은 "내 최고 기록을 깰 것으로 봤는데 기록이 생각보다 안 나왔다. 내일 경기에선 실수없이 잘 뛰겠다"고 말했다. 정혜림의 최고 기록은 올 시즌 세운 11초77. 이날 레이스에선 그에 0.13초 못 미쳤다. 정혜림은 28일 낮 12시10분부터 열리는 1라운드에 참가한다.
한국 남자 단거리의 대들보 김국영은 부정 출발로 고개를 숙였다. 김국영은 이날 남자 100m 자격예선 2조 1번 레인에 배정돼 출발 총성을 기다렸다. '탕'하는 소리가 울리자 김국영은 출발 반응시간 0.146초로 8명 중 가장 먼저 치고 나갔다. 부정 출발은 총성 후 0.1초 이내 뛰쳐나가는 것으로 측정기에 나온 수치로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심판진은 부정 출발을 선언했다. 출발 직전 김국영이 움찔한 것이 감지기에 걸렸다고 한다. 결국 김국영은 다시 스타팅 블록에 서지 못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부정 출발한 선수를 바로 실격 처리하고 있다.
김국영은 2조에서 개인 최고 기록이 가장 좋아 본선 진출이 유력했다. 조 3위 안에만 들어도 이날 오후 9시45분 열리는 1라운드에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달려보지도 못하고 100m 경기를 접어야 했다. 허탈하게 기회를 날린 김국영은 "욕심을 부려 너무 성급했던 것 같다. 컨디션은 정말 좋았는데…"라며 울먹거렸다. 김국영은 9월 4일 열리는 남자 400m 계주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