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사랑받는 꼴찌마 ‘차밍걸’이 있다면 일본에는 ‘하루우라라’가 있다.
일본어로 ‘화창한 봄날’이라는 의미의 경주마 하루우라라는 현재 퇴역마인데 경주로를 달렸던 7년 동안 단 한 번도 입상권에 들지 못한 일본의 꼴찌마다.
하지만 일본인들의 희망이었으며 차밍걸처럼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심각한 경제위기에 시달렸던 일본인들은 언제나 우승을 놓치지만 단 한 번도 좌절하지 않고 1등을 하기 위해 달렸던 하루우라라의 모습에서 위안과 용기를 얻었다.
하루우라라는 1998년 11월 경주마로 데뷔한 후 10살이 되던 2006년에 113회 연속 입상실패를 기록하고 은퇴했다. 이에 아쉬움을 느낀 팬들이 편지 수백 통을 보냈고, 동물로는 처음으로 관광협회로부터 관광공사 공로자로 선정됐다. 덕분에 그 지역 경마장의 경영도 살아났다. 경마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하루우라라의 땀과 성실함을 직접 목격하고 싶어했다.
일본의 전통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 수상작가 시게마쓰 기요시는 하루우라라를 소재로 책을 썼다. 책에서 한 조교사는 다음과 같이 평했다. ‘하루우라라는 우리와는 다릅니다. 어떤 경주에서도 열심히 뛰는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 조련사들은 보기만 해도 말이 달리려는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는데 하루우라라는 정말 열심히 달립니다.’
하루우라라는 최근 일본의 명마 딥임팩트와 교배해 최고의 1등마와 꼴찌마의 독특한 조합을 만들어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TIP경마가 시행되는 세계 각국에는 진기록을 가진말들이 있다. 경마팬들의 기억속에 추억으로 남아있는 연승연패마를 소개한다.
▶카마레로(푸에르토리코)=카마레로는 1953년부터 1956년까지 56연승을 달성해 세계 경마역사상 최다 연승을 기록했다. 통산 전적은 77전 73승.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카마레로의 이름을 딴 상을 매년 수여하고 있다.
▶킨쳄(헝가리)=킨쳄은 1874년부터 1887년까지 13년 동안 54전 출전해 모두 우승하며 당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뛰어난 성적과 달리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깡마른 모습에 고개를 항상 푹 숙이고 다녔으며 눈을 반쯤 감고 다녔다.
▶갈고쥬니어(푸에르토리코)=1930~36년까지 6년 동안 159전 137승으로 경마 최다우승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한 시즌 30승과 39연승으로 세계 3위의 연승 기록을 갖고있다.
▶캄무리 홀더(일본)=2003년에 데뷔해 2011년 1월 은퇴할 때까지 179연패했다. 이 기록은 현재 일본경마 최다연패기록으로 캄무리 홀더는 2010년 2월 25일 166연패를 하며 기존 일본 최다연패기록인 165연패를 뛰어 넘었다.
▶포경선(대한민국)=80년대 중반 무적의 명마로 불린다. 1985년 9월부터 다음해 7월까지 15연승을 거두며 한국경마 최다연승 기록을 작성했다. 43전 31승을 올렸고 승률 72.1%, 복승률 83.7%의 뛰어난 성적으로 1988년 은퇴했다
▶당나루(대한민국)=한국 경마역사상 최다 연패와 최다 연속 입상 실패 기록을 보유 중이다. 1995년 8월 12일 데뷔한 후 2000년 6월 24일 은퇴까지 95전에 나서 한 번도 우승하지
김학정 기자 [jungtim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