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활동하는 국산마 '미스터파크'(4세 거세마)가 한국 경마의 새 역사를 썼다.
미스터파크는 2일 오후 6시 부산경남경마공원(이하 부경경마공원)에서 16연승이라는 ‘전마(馬)미답’의 기록을 달성했다. 부경경마공원 관중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신기록 달성에 큰 박수로 화답했다.
부경경마공원 제10경주(2000m·혼1)로 치러진 미스터파크의 16연승 도전경주는 게이트가 열리면서부터 결정됐다고 해도 될 만한 경주였다. 결승선까지 단 한 번도 우승을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우승을 연출하며 통산 17전 16연승이란 한국 경마 신기록 작성에 성공했다.
종전 최다연승 기록은 '포경선'과 '새강자'가 갖고 있던 15연승으로 미스터파크는 지난 6월 최다연승 타이기록인 15연승을 세운 후 약 두달 간 기회를 기다려왔다.
위기도 있었다. 경주 초반부터 미스터파크의 뒤를 바짝 쫒던 ‘달덩이’는 3코너에 접어들면서 미스터파크를 턱밑까지 쫒아갔다. 경주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마치 역전이라도 허용한 듯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달덩이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4코너에서 막판 스퍼트를 올리기 시작한 미스터파크는 더 이상의 추격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2위 '미스터리보이'와의 최종 도착차이를 5마신(약 12미터)으로 벌이며 낙승을 거뒀다.
우승의 주역인 조성곤 기수는 “기록을 의식하진 않았지만 막상 말에 올라타니 긴장됐다”며 “4코너 이후 말이 승부근성을 보이면서 앞으로 나가기에 이미 우승을 직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조 기수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제 이름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쁘고, 말 관리를 잘 해주신 조교사님과 마방 식구들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승 조교사인 19조 김영관 조교사는 “경주 중반에 잠시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긴장도 되었지만 결국 16연승을 성공해 이제 두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로 기쁨을 대신했다.
이번 경주 시작 전 대다수 경마전문가들은 미스터파크의 낙승을 예상했다. 미스터파크가 16연승을 위해 여러번 경주를 미루며 충분히 준비했다는 것. 김학윤 신마뉴스 부산팀장은 "미스터파크가 경주 중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주를 지켜본 한 경마팬은 “경주 중반에 다른 말과 저렇게 심한 몸싸움이 있었는데도 마지막에 엄청난 탄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하며 미스터파크의 경이로운 능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학정 기자 [jungtime@joongang.co.kr]